자신의 홈페이지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의견을 올렸던 배우 김민선 씨와 문화방송(MBC) <PD수첩> 제작진에 3억 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한 쇠고기 수입 업체 '에이미트'를 두고 시민단체와 누리꾼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이 김민선 씨의 발언이 자신의 미국산 쇠고기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정권 분위기 편승한 막무가내 소송"
참여연대는 12일 논평을 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업체가 엉뚱한 데 분풀이를 하고 있다"며 "연예인의 발언 때문에 미 쇠고기 판매가 부진한 것이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의 안w전성이 입증되지 않기 때문에 판매가 부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업체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안전성도 입증되지 않은 쇠고기를 수입해 판매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또 에이미트 측은 지금이라도 당장 소송을 취하하고 당사자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비판했다.
또 참여연대는 "한 시민이 자신의 생각을 개인 홈페이지에 밝힌 것만으로 소송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정권 들어서서 사회 전반에 표현, 양심의 자유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는데,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 이제 소비자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해서까지 막무가내 소송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도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김민선 씨에 대한 소송은 소비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행동은 "당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려를 표출한 공인이 김민선 씨 뿐이었나"라고 되물은 뒤 "수많은 배우, 학자, 정치인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과 정부 정책을 비판한 바 있고, 더구나 김민선 씨는 배우로서 공인일지 모르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하나의 소비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행동은 "문제는 기업이 개인에게 제기하는 소송은 그 자체로 엄청난 폭력이라는 사실"이라며 "이 소송은 권력자인 기업이 소송의 위협을 통해 개인의 표현을 위축시키려는 수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김민선 발언 소비 영향 안 받아"…전여옥 "한 마디가 쓰나미 몰고 와"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실시한 결과, '김민선의 발언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덜 먹게 됐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15.8%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3%는 '소비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김민선 씨의 발언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31.2%였다.
한편, 김민선 씨 피소를 두고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이제 악의적인 한마디에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주장해 온·오프라인 상에서 공방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전여옥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광우병 파동 때 연예인의 한 마디가 마치 화약고에 성냥불을 긋듯이 가공할 만한 쓰나미를 몰고 온 것을 기억한다"며 "이제 문제는 '한 마디에 대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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