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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현병철 함량미달 시인?…ICC 의장 직무대행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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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현병철 함량미달 시인?…ICC 의장 직무대행 검토

[단독] 인권위 "다양한 안 검토 중"…인권단체 "오산이다"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의장직 수행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아닌 다른 인물이 후보로 추대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국가인권위원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의 자체가 현재 한국의 국가인권위원장이 '함량 미달'이라는 사실을 인권위 스스로 알리는 셈이라는 비판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 청와대가 임명한 현병철 위원장은 '인권 문외한'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법학교수이며 한양사이버대 학장을 맡고 있던 현 위원장은 인권 관련 이력이 전무하다. 또 본인 스스로도 "학자로서 인권은 알지만 인권의 현장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밝혔다.

앞서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은 현재 한국이 유력한 차기 ICC 의장국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차기 인권위원장이 ICC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6월 자진 사퇴했다. 세계 119개국 국가인권기구의 대표 기구인 ICC 의장은 유엔(UN)에서도 비중있는 직위다.

그러나 차기 위원장에 인권 문외한인 현병철 위원장이 임명되면서 한국이 ICC 의장국 수행을 맡을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통상 의장국을 맡는 국가의 인권기구의 수장이 ICC 의장을 맡는데, 인권 경력이 없는 현병철 위원장이 그 직무를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오는 8월 3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인권기구 포럼(APF)' 연례총회에서 ICC 의장 후보국과 후보자가 선출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현병철 위원장이 아닌 다른 인물을 의장 후보로 추대하거나, 또는 의장 직무를 다른 인물이 대행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

인권위 관계자는 "현재 여러가지 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의장 후보를 지원할지 여부부터 지원한다면 누구의 이름으로 지원할지, 또는 의장 역할을 대행할 다른 인물을 내세워 지원할지 등 다양한 방안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병철 위원장이 아닌 인권위 상임위원이나 다른 인물이 의장직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후보국에 지원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28일 자문위원회에서 이번 안건을 논의한데 이어 곧 열리는 상임위원회에서 인권의의 입장이 결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선례가 없는 일이고, APF나 다른 기관의 의견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령 다른 인물이 의장직을 맡는다고 해도…"

그러나 이에 대해 인권 전문가들은 "설령 현 위원장이 아닌 다른 인물을 내세워 의장국에 선출된다고 한들 국가 망신만 될 뿐"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오산이다. 인권위가 상황을 너무 낙관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해서 의장국이 된다고 해도 국제사회에서 한국 인권이나 인권위의 현실이 왜곡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ICC 의장국을 맡는다는 의미는 한국이 인권위를 통해 인권 신장에 노력했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한국의 인권위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국내 인권단체들은 지난 27일 ICC와 APF에 현병철 위원장이 임명된 현 국가인권위원회가 차기 ICC 의장국 후보로 출마하는 것과 선출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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