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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백' 맞은 초등학생에게 교장이 '현금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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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백' 맞은 초등학생에게 교장이 '현금 포상'

"자극 되도록 격려"…학부모 "있을 수 없는 일"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이 시험에서 '올백'(전 과목 만점)을 맞은 학생에게 현금으로 포상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인천 서구 K초등학교에서 방학식이 진행됐다. 이 학교 ㅈ교장은 방학식 도중 학생 가운데 중간·기말평가에서 '올백'을 맞은 2~6학년 학생 10여 명의 반과 이름을 차례차례 부르고 일으켜 세운 뒤 학생들에게 박수를 치게 했다. 이후 이 교장은 "정말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따로 칭찬을 하고 상을 주겠다"며 방학식이 끝나고 이들을 교장실로 불렀다.

ㅈ교장은 교장실에서 학생들을 격려하며 한 시험에서 올백을 맞은 학생에게는 3000원을, 두 시험 다 올백을 맞은 학생에게는 5000원을 주었다. 또 2학기에는 더 많이 주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학기 초부터 성적으로 학생들을 줄세우려는 교장에게 몇몇 교사가 문제제기를 했지만 교장은 '경쟁 사회에 어릴 때부터 대비해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력 향상이라는 교육 목적을 위해서는 성적 향상이 많이 된 학생들을 칭찬하거나, 또는 담임의 상장을 주는 방법, 교무회의에서 협의를 해서 상장을 마련하는 방법 등 얼마든지 다른 게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학교의 학부모 이진희(가명) 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예전에 학원가에서 현금을 나눠줬다는 얘기는 얼핏 들었지만, 상당히 비교육적이라고 해서 중단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교육력 강화를 위해 격려를 해주는 것은 좋지만 이런 식의 시상은 정말 학교 현장에서 일어난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제 자식이 올백을 맞아 이런 시상을 받았다고 해도 불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부모 한민서(가명) 씨도 "이런 일은 처음 들어본다"며 "수백 명의 학생 중 열 명 정도의 애들만 상을, 그것도 현금을 주면 소수는 기뻐도 나머지 학부모는 정말 소외감을 느끼고, 사교육만 더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ㅈ교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학생들에게 개인 사비로 현금을 준 것은 맞지만 교육적으로나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연필이나 공책 같은 다른 걸 줄 수도 있지만, 본인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또 자극도 되도록 돈을 주는 것이 가장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도전심이 강한 어린이'를 키우는 것이 나의 교육 목표 중 하나"라며 "이전 학교에서 체육대회에 나가 잘한 학생들에게도 만 원씩 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백'만이 아닌 점수가 크게 오른 학생에게 표창할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교사들이 엑셀로 성적 데이터를 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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