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권력 투입 위한 사전 준비?
경찰은 11일 평택 공장에 진입해 정문을 비롯한 4개의 출입문에 설치됐던 컨테이너 박스를 해체하고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수시로 헬기를 상공에 띄워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날 경찰이 진입할 때 정문 경비실에 있던 노동자 2명 등 하루 동안 모두 8명의 연행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은 일단 출입문만 확보한 뒤 노조가 파업의 거점으로 삼고 있는 도장공장에는 진입하지 않았다. 경찰은 향후 있을 수 있는 강제 해산 작전을 위해 진입 통로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권력 투입을 위한 사전 준비라는 얘기다.
▲경찰은 11일 평택 공장에 진입해 정문을 비롯한 4개의 출입문에 설치됐던 컨테이너 박스를 해체하고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
당장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노조의 파업이 특별한 돌파구 없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다, 쌍용차 사 측은 평택·여의도 등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내며 공권력 투입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어 조만간 경찰이 정리에 나서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노조가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이 페인트, 신나 등 인화물질이 많고 노조가 "결사항전"을 얘기하고 있어 강제 해산을 시도할 경우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 역시 당분간 사태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쌍용차 "13일 다시 출근 투쟁"…노조 "도장공장은 최후의 보루이자 무덤"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13일 다시 한 번 출근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보름 만에 다시 이뤄지는 출근 투쟁이다. 쌍용차는 "일요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13일 평택공장으로 전 직원 출근 투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정부가 끝내 제2의 용산참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면 마음대로 하라"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정부와 사 측의 몫"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삶의 벼랑 끝에서 힘겹게 한 손으로 매달려 '살려 달라'고 외치는 노동자의 손을 군홧발로 짓이기는 공권력 투입은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것으로 국민의 의사에 대한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노조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재차 선언했다. 노조는 "도장공장은 더 이상 물러날 곳도, 밀려날 곳도 없는 노동자들에게 최후의 보루이자 싸움터이며 무덤"이라며 "설사 우리의 정당한 싸움이 짓밟힌다 해도 최후의 한 사람이 남는 순간까지 결사항전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노조의 옥쇄 파업은 12일로 52일째이며, 정비지회 김봉민 부지회장과 비정규직지회 서맹섭 부지회장의 70m 고공농성도 61일째 계속되고 있다. 평택공장이 다시 한 번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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