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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해고 협박 안 되니 조직적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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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해고 협박 안 되니 조직적 '돌려막기'?

"해고 공기업 비정규직, 다른 공기업에 소개 방안 검토"

정부가 공공 부문의 해고 비정규직을 위한 대책으로 일종의 '돌려막기'를 추진하고 있다. '돌려막기'란 A기관에서 2년이 다 돼 해고된 비정규직을 비슷한 업무 숙련자가 필요한 B기관에서 다시 고용하는 방식이다.

노동부는 13일 "정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 공기업 기간제 근로자를 바꿔 사용함으로써 고용을 안정시키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돌려막기'는 불법은 아니지만 엄연한 편법이다. 또 비정규직법의 사용 기간 제한 규정이 "2년 이상 필요한 일자리는 정규직으로 써야 한다"는 취지라는 점에서, 법 취지와도 배치된다.

특히 이런 편법을 민간 기업도 아닌 공기업에서 주도한다는 점에서 비정규직법과 관련된 노동부의 행태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최근 비정규직법 개정의 명분으로 "100만 해고대란"을 주장했다가 비난을 받은 바 있고, 법 적용 이후 해고가 공기업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해고 자작극"이라는 비판도 쏟아졌었다.

친절한 노동부, 진작에 "돌려막기, 현행 비정규직법 위반 아니다" 해설

▲ 정부가 공공 부문의 해고된 비정규직을 위한 대책으로 일종의 '돌려막기'를 추진하고 있다. ⓒ뉴시스
노동부는 "아직 계획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나 <중앙일보>도 이날 복수의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실직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각 기관의 빈 자리에 맞바꿔 채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정부가 이같은 '돌려막기'에 대한 검토 및 계획 수립에 나섰다는 얘기다. 최근 노동부가 낸 <비정규직법 오해와 진실>이라는 자료에도 이 같은 움직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노동부는 지난 8일 비정규직법의 해석 및 적용과 관련해 "유사한 업종의 업체끼리 사용 기간 2년이 도래한 기간제 근로자를 서로 소개시켜 주고 교환하는 사례는 고용 계약이 종료된 근로자가 다른 업체에 취업하는 것으로 비정규직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는 얘기다.

노동계 "법치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가 편법 조장 하나"

노동계 일각에서는 "어처구니없다"면서도 "해고되면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는데 한 사람이라도 구제할 수 있다면 불행 중 다행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종의 '편법'을 민간 기업도 아닌 공기업이 정부 지침에 따라 조직적으로 저지른다는 비판이다.

한국노총의 정승희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법치에 따라 위법한 행동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가 법을 악용한 공기업의 편법을 조장하는 것은 책임방기"라고 비판했다.

또 비정규직을 자르고 다른 기관에 재고용한다는 계획은 한국방송(KBS) 등 공기업에서 벌어지는 2년 고용 비정규직의 대량해고가 '정치적 행동'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더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이승철 대변인은 "정부가 비정규직을 편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또 "해고된 비정규직이 담당하던 직무에 다른 기관에서 일하던 비정규직을 사용한다는 것은 결국 그 직무가 4년 이상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이런 편법을 막으려면 기간 제한보다는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업무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노동부는 <비정규직법, 오해와 진실> 시리즈의 첫 편에서도 "기간제법은 정규직 전환법이 아니"라고 밝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으로부터 "두고두고 웃음거리로 회자될 만하며 노동부 공무원의 수치스러운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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