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비판의 내용은 달랐다. 정리 해고에서 제외된 직원은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노조의 파업을 끝내 줄 것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의 긴급자금 투입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 한 복판에 울려 퍼진 "공권력은 노조 파업 해산에 쓰라고 있는 것"
그간 평택을 중심으로 수차례 노조의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던 쌍용차 직원들은 이날 서울로 진출했다. 쌍용차 직원, 협력업체 직원, 가족 등 5000여 명(쌍용차 추산 1만 명)은 7일 서울 여의도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체 정부는 법치주의를 한다면서 뭘 하고 있느냐"며 "공권력 투입을 통해 정상 조업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 그간 평택을 중심으로 수차례 노조의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던 쌍용차 직원들은 이날 서울로 진출했다. ⓒ뉴시스 |
'참을 만큼 참았다, 그만해라 옥쇄 파업', '옥쇄 파업은 또 하나의 대량 학살이다', '불법 파업 엄단하는 법치 국가 좋은 나라' 등의 현수막을 펼쳐 들고 한 시간 반 여 동안 진행된 '쌍용차 불법 점거 파업 규탄 및 대정부 공권력 투입 촉구 결의 대회'에서 무대 위에 오른 사람의 면면은 달랐지만 목소리는 하나였다. 노조와 정부, 여기에 덧붙여 언론까지 이들의 비판 대상이었다.
송승기 부장은 "언론은 해고자들만 사회적 약자라고 하는데, 47일 동안 공장 문을 봉쇄하고 도장 공장을 요새로 만들고 단 한 명도 정리 해고는 안 된다고 외치는 저들이 과연 사회적 약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목표는 파업 중단이다. 이낙훈 판매대리점협회 회장은 "우리가 다치거나 설령 맞아죽더라도 다시 공장에 들어가 저들을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쌍용차 직원들은 이미 지난달 한 차례 공장 안에 진입했다가 30여 시간 만에 물러난 바 있다.
▲ 쌍용차 직원들은 이미 6일부터 청와대와 경찰청 등 정부기관 8곳 정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밖에도 공공기관과 산업은행 등을 방문하고, 청와대에 탄원서를 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계획이다. ⓒ뉴시스 |
바른시민사회연대 사무총장인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도 거들었다. 윤 교수는 "정부는 쌍용차라는 가라앉는 배를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물에 뛰어들어 건져야 한다"며 "공권력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고 이들과 한 목소리를 냈다.
단지 목소리만 높이는 것이 아니었다. 쌍용차 직원들은 이미 6일부터 청와대와 경찰청 등 정부기관 8곳 정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밖에도 공공기관과 산업은행 등을 방문하고, 청와대에 탄원서를 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계획이다.
노조 역시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는 권한이 없는 공동관리인 대신 정부가 직접 나서 노조와 정리 해고 문제를 놓고 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 정부는 노조와 회사 개입 요구를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1인시위 등을 하며 공권력 투입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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