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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확실히, 개천에서 용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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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여전히, 확실히, 개천에서 용 납니다!"

[키워드 가이드를 만나다] '성공학' 전도사 정문섭 씨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성공'과 '부(富)'를 동일시할 것이다. 유명세나 권력, 역사에 남을 업적 등도 성공의 조건 중 하나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성공한 삶'이란 곧 '남들에게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을 낸 삶이라는 생각이 얼핏 들 법하다.

물론 앞서 열거한 조건들은 우리가 흔히 '성공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일종의 인생 스승으로 여기며 비슷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절대다수는 그와 같은 삶을 살지 못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보여준 '결과'만을 따른다고 해서 자신도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성공하는 삶에 대해 전국을 돌며 강연하는 정문섭 성공사관학교 학장은 성공한 사람들의 노력과 장인 정신을 본받는 게 중요한 자세라고 말한다.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좋은 마음씨와 유려한 말씨, 그리고 자기 분야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솜씨를 갖추는 게 성공을 위한 조건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성공 비결'이라는 키워드를 소개하는 정 씨를 만났다. 그는 지난 1986년부터 <충청일보>로 시작해 1989년 <중부매일신문>으로 옮긴 뒤 기자로 오랜 기간 일했으며, 이후 성공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리한 결과물을 기반으로 전국을 돌며 '성공학'을 설파하는 전문 강연자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전문.


"성공은 노력의 결과물"

▲ 정문섭 성공사관학교 학장. ⓒ프레시안
프레시안 :
먼저 간단한 소개 좀 부탁할게요.

정문섭 : 지난 86년 지역 신문 '1도 1사 원칙'이 깨지면서 생긴 <중부매일신문>에 기자로 합류했습니다. 지역 출신의 성공한 인물 여럿과 인터뷰를 했고, 그들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우연한 성공은 없다>라는 책을 내게 됐어요.

여러 명과 인터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분모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른바 '성공학'에 대한 정리를 시작했고, 요즈음은 제가 가진 생각을 강연회를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 주로 어떤 기관에서 강연요청을 하나요?

정문섭 : 공공기관이 주로 많습니다. 대학기관, 연수원 등에서도 요청이 오고요. 공공기관은 특히 제가 주재 기자를 하면서 지방 행정을 오랜 기간 봐왔기 때문에 강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지금 박사 과정 중인데 제 전공 역시 행정학입니다. 강연 등과 연관해서 성공한 자치단체장들과의 인터뷰만 묶은 책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입니다.

프레시안 : 왜 성공학인가요?

정문섭 : 2004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당시 인터뷰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한번은 척수 장애로 하반신을 못 쓰는 박병상 청천재활원(충북 괴산) 원장을 뵙게 됐습니다. 좌절하기 쉬운 상황이 찾아왔음에도 너무나 훌륭한 삶을 사시더군요. 말 그대로 '제대로' 성공한 분이었습니다. 그 분에게서 큰 감동을 받았고, 큰 가르침도 얻었죠. 강연을 다니게 된 계기도 결국 그 분 때문이었습니다.

프레시안 : 본격적으로 성공 비결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죠. 일단 '성공'이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정문섭 : 키워드 가이드 연재를 시작할 때 성공(成功)을 한자풀이해서 설명한 적 있습니다. 그 때 말로 대체하도록 하지요. 성공이란 글자 그대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단어 자체 뜻만으로는 '뜻한 바를 이룬다'는 거지요.

프레시안 : 보통 '성공=부(富)'라고들 생각할 것 같은데요, 그게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정문섭 : 전공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성공이 온다는 거죠. 금전적 이득, 곧 결과물의 많고 적음을 따질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 : 너무 추상적인 말씀 같은데요.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도 고소득자가 되지 못했어. 내 인생은 실패했어' 이렇게 화내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어떻게 대답해주시겠습니까?

정문섭 : 만약 본인이 '나는 돈만 많이 벌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고소득자가 되는 게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엄밀히 말해 성공 여부를 돈의 많고 적음으로 갈음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산은 골도 깊어

프레시안 : 충청 지역의 성공한 인물 스 한 분과 인터뷰 하셨죠. 각자 성공 비결은 다 다른 것 아닌가요? 키워드 가이드를 보는 독자들은 "아 도대체 누구 인생 비결을 따르는 게 좋나"하고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문섭 : 키워드 가이드에 제가 성공 비결로 꼽은 몇 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솜씨·마음씨·말씨 등 이른바 제가 '성공 3요소'로 꼽은 것 등이 대표적이죠. 이런 공통점들은 성공한 사람 누구에게서나 드러납니다.

프레시안 :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 목표도 뚜렷하고 노력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다 말씀하신 성공 비결까지 나름 갖췄음에도 도중에 실패할 수 있거든요. 스스로나 주변 사람들이 "당신 성공했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잖아요?

정문섭 : 목표가 있다면 지금 당장은 잠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 사람의 인생이 실패했다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겁니다.

이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제가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데,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이 크고 작은 역경을 적어도 한 번은 딛고 일어섰어요. 산으로 비유를 하죠. 높은 산은 그만큼 골도 깊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돼요. 실패 없는 성공은 없습니다.

프레시안 : 구체적인 예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정문섭 :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님 얘기를 해드릴게요. 이 분은 원래 사법고시를 목표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포기하셨죠. 오직 한 길만 바라보다가 실패를 맛본 겁니다. 하지만 증권사(쌍용증권) 입사 후 바닥부터 시작해서 점차 성공을 향해 달려가셨고, 남들이 '정점이다'고 말할 시기에 온라인증권업의 문을 여셨습니다.

이 분 외에도 너무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정귀래 전 농수산물유통공사 대표는 대권이 YS에서 DJ로 넘어간 후 코트라 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죠. 지역 인맥 안배 차원의 희생양이었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고건 서울시장이 인연도 없던 그를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대표이사로 앉혀 서울의 변화를 이끌 책임을 맡겼죠. 그분은 위기 뒤 찾아온 기회를 잘 활용하셨고요.

"개천에서 용 난다, 아직도"

프레시안 : 일단 대부분 사람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얻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요즘은 '부가 부를 낳는 시대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정문섭 : 한동철 교수가 쓴 <부자학개론>에 보면 갑부들을 분류하는 내용이 있어요. 거길 보면 성공한 사람 중 부모를 잘 만난 사람은 5%도 안 됩니다. 60%가량이 자수성가형이죠.

저도 인터뷰한 사람들을 한 교수 분석대로 분류해봤어요. 역시 결과가 비슷하더군요. 대부분이 자수성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로만손 대표)은 충북대 농대를 다니다 자퇴한 고졸 출신입니다. 인지그룹 회장님은 상고 출신이고요. 제가 여지껏 본 사람 중에서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정우택 충북도지사 정도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어려움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전 생각해요.

요즘 돈 있는 집 자식이라야 서울대 가는 것 가능하다고들 하는 건 그럴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데 서울대 간 게 꼭 성공한 삶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당장 대통령들 보세요. 서울대 출신 한 명 밖에 없어요.

프레시안 :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는 "21세기는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보다 역경지수(AQ)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 중 본인이 보시기에 역경지수가 특별히 높았던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정문섭 : 스티브 잡스를 일단 들 수 있겠죠.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고 건강도 좋지 않았죠.

국내에서는 앞서도 말씀드린 박 원장님을 일단 꼽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김기문 회장도 이런 케이스이죠. 김 회장은 숙부의 보증을 섰다가 전 재산을 날리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역경을 겪었죠.

프레시안 : 키워드 가이드에서 스탠포드 대학의 폴 데이비드와 브라이언 아서가 명명한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 개념을 제시하시면서 "옛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확신을 가지고 새 경로를 찾지 못하면 경로의존의 덫에 걸리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정문섭 : 경로의존성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과거의 성공 경험에만 갇혀 버리는 게 문제죠. 그래서 중요한 게 학습입니다.

사람이 크게 신체와 정신으로 구성된다고 칩시다. 신체가 시원찮아지면 운동으로 보완해야겠죠. 정신은 학습으로 건강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성공 DNA'라고 저는 부릅니다. 경로의존성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학습의 제일 좋은 방법은 벤치마킹이죠. 자기가 가고자 하는 분야의 대가를 학습하는 거죠. 여러 강연에 다니거나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고요.

"희망을 놓진 마세요"

프레시안 : 앞서 '지금 당장 어렵다고 인생이 실패한 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반대는 어떨까요? 지금 성공한 사람이라고 영원히 성공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겁니다.

정문섭 : 제가 성공 DNA에 '겸손' 항목을 넣은 이유도 그겁니다. 지금 당장 화려한 삶을 산다고 해서 그게 영원히 이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죽을 때까지 가야할 목적지는 따로 있습니다. 마지막이 돼서야 인생의 성공 여부가 가려지게 되겠죠. 제가 처음 성공여부를 '돈'이라는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프레시안 : 한 마디로 '이런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라고 볼 수 있는 기준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정문섭 : 'give and give'하는 사람이라고 해두죠. 보통 사람이 처음 태어나면 오직 받기만(take and take) 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보호를 받지요. 그 다음 단계가 먼저 받은 다음에야 남에게 베푸는 사람입니다.

인격적으로 더욱 성숙한 사람은 먼저 남에게 베풀 줄 아는(give and take) 사람이 되겠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낌없이 주는 마음가짐입니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철학에 따라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지요. 자신이 그 동안 쌓아온 철학과 노하우, 금전 등을 남에게 베풀고 다른 사람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이니까요.

프레시안 : 성직자나 가능한 삶 아닌가요?

정문섭 : 아니에요. 우리 주변에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언론에 안 나타난다고 해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실패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건 대단한 오류입니다. 전에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도 문화방송(MBC) <무릎팍도사>에 나오셔서 이런 말씀을 하셨죠. 자기가 카이스트로 가기 전에 연구소 사람들에게 가지고 있던 주식을 다 나눠주고 절대 얘기하지 마라고 했다고. 이런 것도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죠.

프레시안 : 성공을 위한 '3씨' 중 마음씨를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마냥 마음씨가 좋다고 성공한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기업 경영을 예로 들면, 때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냉혹하지만 정리해고 서류에 사인할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정문섭 : 조직에 매스를 들이대는 사람이 평소 조직원에게 좋은 마음씨를 가지지 않았다면, 과연 조직이 그의 결정에 잘 따를까요? 아무리 리더가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에 걸맞은 인품을 갖추지 않았다면 성공한 리더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프레시안 :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희망이 없는 시대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성공학 전도사로서 어려운 시대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씀 하고 싶으신가요?

정문섭 : 각자가 그리는 성공을 위해서라도 희망을 놓으면 안 됩니다. 정말 더 이상 절망적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거죠. 인생이 길기 때문에 언제나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앞으로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좋은 습관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세요.

'키워드 가이드' 내용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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