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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 희망을 지워버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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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 희망을 지워버리자고?"

[왜 나는 자율형 사립고를 반대하는가]

교육에서 희망의 이름이 지워지고 있다. 지난해 4월 교육당국은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 우열반 편성 등을 학교 자율로 풀어놓았다. 결국 아이들의 삶의 질과 인권은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올해 들어 추진하고 있는 자율형사립고 설립은 초등학교부터의 입시 체제 강화를 부추길 것이 확실해 진다. 점점 더 교육에서 희망과 행복의 단어는 경쟁과 절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작년 봄, 우리 사회는 광우병 쇠고기 위험에 대한 우려로 광장 촛불을 시작했고 그 중심에 우리의 청소년들이 있었다. 그 청소년들은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를 외치며 미친 소 뿐 아니라 미친 교육도 거부했다. 현 정권은 이를 두고 배후 운운하면서 청소년들을 부추긴 세력에 체제 전복을 외치는 좌파 세력이 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과 청소년은 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거리에 쏟아져 나온 배후는 무한 경쟁을 통해 인간성을 말살하고 있는 우리 교육의 문제라는 것을.

흥사단에서 교육운동을 하고 있는 본인도 작년 촛불의 주동자로 체포되어 6개월 남짓 구속되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서울경찰청은 노사모와 몇몇 시민단체를 포함한 흥사단도 범좌파 단체로 규정한 바 있다.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반대하는 등 교육의 공공성을 말하는 것이 좌파라면 우파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되짚고 싶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그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게 하고 점진적인 개혁을 통해 현 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보수다. 우리 사회는 엄청난 빈부의 격차와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다. 최소한 공정한 경쟁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는 사회를 추구한다면 공정한 규칙과 그 규칙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은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100m 달리기에서 상위 계층은 50m 앞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50m 뒤에서 출발하기를 강요한다면 그 것이 공정한 경쟁이겠는가?

우리 사회에 건강한 보수가 있다면 자율형 사립고 설립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너는 좌파 너는 우파'라고 편 가르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우리의 논의와 기자회견, 1인시위의 수고로움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말해야 한다. '교육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 사회를 짊어질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투자라고 말하기 전에 교육 자체가 누구에게나 희망이고 행복이어야 한다'고 말이다.

부모가 돈이 없어 일반 고등학교를 진학해야 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마이스터교로 인해 3류 인생의 패배자의 인생이 되었음을 그토록 일찍 알게 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1인 시위의 과정은 나에게 갈등과 편 가르기를 좋아하는 MB식 경쟁교육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흥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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