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스님 1447명 시국 선언, "지도자가 자비심이 없고, 포악하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스님 1447명 시국 선언, "지도자가 자비심이 없고, 포악하면…"

조계종 중앙종회 위원 과반수 참여…"민주주의 천 길 벼랑 끝"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42명을 포함한 전국 1447명 스님이 이명박 대통령의 참회를 촉구하며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중앙종회는 조계종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의사 결정 기구로 80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시국 선언에 참가한 스님들은 "국민이 부처"라며 "이명박 정권은 부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운영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며 비뚤어진 공권력에 의지해 민주주의의 근간인 사상, 표현, 집회, 언론의 자유를 유린해 온 지난날을 깊이 반성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국가적 희망도 미래도 없다는 사실을 현 정부는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와 장례식을 전후한 전국적인 추모의 의미는 어떠한 경우에도 민주주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가 훼손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라며 "또한 현 정부의 과거 지향적인 개발 논리와 독재적 발상, 국민과 법과 질서를 유린하는 오만함에 대한 참회와 국정철학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국민적 호소"라고 설명했다.

▲ 15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대한불교조계종스님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기조 변화를 촉구하며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시국 선언에 참여한 스니믈은 총 1447명이었다. ⓒ프레시안

시국 선언 참가자들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말 반성조차 없는 현 정부의 부도덕한 행태를 보며 이 나라 민주주의가 천 길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음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처님이 기원정사에서 왕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설파했던 내용을 제시하며 "부처님은 왕이 남의 충고를 듣지 않고 자비심이 없고 포악하면 권위를 잃고 나라에 도적이 들끓게 된다고 경고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의 소통 불능을 버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시련과 고통 속에 몸부림 치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우리 내면에 남아 있던 탐욕심으로 인해 위선과 오만 그리고 독단과 거짓에 능숙한 현 정부를 선택했던 우리의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결국 2년도 채 되지 않아 양심과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억압되고 순수한 촛불마저 공권력에 짓밟히는 참담한 현실을 불러오고 있다"며 "오늘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시대를 살아가는 수행자로서 한없는 자괴감과 부끄러움에 얼굴조차 가눌 수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수사 사과 및 사정 기관의 공정성 확보 위한 제도 개혁 △용산 참사의 책임 있는 해결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4대강 살리기 및 각종 문화재 파괴 행위 중단 △자연공원법 개악 중지 △대북 강경 노선 철회 등을 이명박 정권에게 촉구했다.

전 은해사 주지 법타 스님은 "나 자신이 안녕치 못해 이렇게 나섰다"며 "비참한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 이젠 제법 민주적인 대통령이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지금과 같은 대통령이 나오고 말았다"며 "창피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한편, 시국 선언을 발표한 스님들은 향후 정권의 태도를 살펴본 뒤 이후 대책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법안 스님은 "시국 선언을 준비했던 단체들과 지방 스님을 엮는 네트워크 등 여러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