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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문화부 감사 결과는 19세기적 사고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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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문화부 감사 결과는 19세기적 사고방식"

"고독하게 붓질하고 피아노만 죽어라 치는 게 예술?"

박찬욱 감독이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사태를 촉발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를 두고 "그 사람들이 20세기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고들 하는데 20세기도 못 된다. 19세기가 더 맞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찬욱 감독은 15일 발행된 <씨네21>에 실린 황지우 전 한예총 총장과의 대담에서 '통섭 교육'을 중단하고 이론과 축소·폐지를 언급한 감사 결과를 두고 이렇게 지적했다.

박 감독은 "인상파 화가들이 살롱에서 낙선되던 딱 그때(19세기), 어떻게 그림을 매끈하게 그려낼까에만 점수를 주던 그 시절 생각이 많이 나더라"며 "19세기적 사고방식이라는게, 고독하게 어디도 돌아보지 않고 캔버스만 노려보면서 붓질하거나 피아노만 하루 종일 죽어라고 치는 천재들의 신화가 머릿속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인상파 화가들은 과학의 발전을 따라잡고 도입했던 사람들"이라며 "광학이론을 공부하지 않았으면 그들의 그림이 나올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박쥐>가 에밀 졸라의 소설에서 착안한 작품이라는 일화 등 문학이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저처럼 혼자서 계통없이 공부하는 것과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체계적으로 가이드받은 환경 중, 같은 시간을 들였을 때 어느 쪽이 효과적일까"라고 물은 뒤 "어떤 사람이 한예종 사태에 대해 '통섭은 혼자 하면 된다'라고 주장하던데, 효율 위주로 생각하는 요즘 세상에서 효율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유인촌 장관이 주도했던 이른바 '좌파 내몰기'에 대해서도 "영화계도 좌파가 장악한다고들 하던데, 진보적이라는 의미인가"라고 묻고 "예술에서의 진보, 아방가르드를 추구하는 태도와 혼동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치적 이념과 예술적 이념을 일부러 혼동시키는 것 같다"며 "그 기준에 맞춰서 진보라고 분류되는 사람들을 전부 배제하고 나면 활동하는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예종은 '이론학과 축소 및 폐지, 통섭 교육 중단 및 해당 교수 중징계, 서사창작과 폐지' 등이 포함된 문화부 감사 처분 통고에 대해 이의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다. 황지우 전 총장은 감사 결과를 전달받은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표적 감사'라고 항의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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