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X파일 공대위'는 9월 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신병 치료' 명목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피하기 위한 도피성 출국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13일 주장했다.
공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이 지난달 9일 이학수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이어 9월 6일 김인주 사장을 조사했다"며 "삼성그룹의 불법뇌물 공여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진척도를 면밀히 지켜보다가 출국 시점을 선정한 것 같다"며 이 회장 출국과 X파일 검찰 수사 간의 관련성을 부각시켰다.
공대위는 또한 검찰이 이 회장의 출국을 묵인해 삼성그룹의 불법뇌물 공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사건 핵심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삼성그룹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하지 않고 있던 검찰이 이 회장의 출국을 방조한 것"이라며 "이 회장이 해외에 장기 체류함으로써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지 않는다면, 온전히 검찰의 책임"이라고 검찰에 직격탄을 날렸다.
공대위는 한 발짝 더 나아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같이 이건희 회장의 해외출국이 검찰 수사 방향에 대한 뒷거래를 시도하기 위한 시간 벌기나 수사 장기화를 노린 것이라면 국민적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이 회장은 당장 귀국해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검찰은 당장 이 회장의 출국 이유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고 조속히 귀국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지난 1~3일 삼성의료원에서 폐암 치료에 따른 검진을 받은 뒤 지난 5일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그 뒤 과거 폐암치료를 받았던 미국 MD 앤더슨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고, 현재 이 병원이 있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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