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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평화롭게 걷는 게 정말 '범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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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평화롭게 걷는 게 정말 '범죄'인가"

인권단체 "일반교통방해죄 집회 적용은 위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중 야간집회 금지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집회 참가자에게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는 조항 역시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권운동사랑방과 천주교인권위원회는 14일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제185조)를 집회 또는 시위에 적용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위헌 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일반교통방해죄, 과도한 형벌로 집회 자유 제약"

이들이 문제삼는 형법 제185조는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검찰은 집회와 시위가 이 중 '기타 방법'에 해당한다고 해석해 집회 참가자를 기소하고 있고, 법원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촛불 집회 참가자 다수도 도로교통법이나 집시법 위반이 아닌 일반교통방해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두 인권단체는 "검찰이 집회와 시위에 도로교통법이나 집시법을 적용하지 않고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는 이유는 과도한 형벌을 가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반교통방해죄는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도 경찰이 강제 진압에 '활용'하는 조항이기도 하다. 도로교통법 68조3항에 따르면 '도로에서 교통에 방해되는 방법으로 눕거나 앉거나 서있는 행위'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집시법에서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 금지된 집회'에 참가하거나 야간 옥외 집회에 참여한 경우에도 5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인권단체는 "형사소송법 제214조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경미사건에 대해 현행범 체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이에 따르면 단순 시위참가자들에 도로교통법이나 집시법을 적용해 현행범 체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지만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일반교통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함으로써 단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현행범 체포를 감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이는 형사소송법의 인권보장 장치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따라서 일반교통방해죄의'기타 방법'을 집회와 시위에 적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적인 법률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간이 모여 걸을 때 그것이 설령 차도이더라도 그 행진을 형법상의 범죄로 단죄하려는 것은 교통안전만을 지상가치로 여기는 사고"라며 "인간이 평화적으로 공공의 도로를 걷는다고 곧 반사회적-반윤리적 '범죄'로 단죄하는 법해석은 이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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