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제고사 강요 '천태만상'…"안 보면 담임 바뀐다" 협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일제고사 강요 '천태만상'…"안 보면 담임 바뀐다" 협박

"내신 반영·담임 불이익 협박"…교육단체 "인권위에 제소"

지난 31일 실시된 일제고사(교과 학력 진단 평가)에서, 시험 참요를 강요한 교육 당국과 이에 반대한 학생·학부모·교사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시험에 앞서 '불복종 운동'을 선언했던 교사는 진술서를 강요받고 있으며,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 학부모는 불이익이 있을 거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일제고사 반대 시민모임'은 9일 오전 서울 종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접수된 서울 지역 내 각종 사례를 공개하며 "이명박 정부와 공정택 교육감은 정말 일제고사에 모든 것을 건 것인가"라고 물은 뒤 "일제고사 강행을 위해 학생·학부모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사에 대한 집요하고 악의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몸 아픈데도 시험 끝까지 보고 가라고…"

"중학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1교시 시험만 대강 치르고 부모님 손에 이끌려 조퇴를 하고 집에 왔습니다. 솔직히 몸이 너무 아파서 교무실에서 계속 울었습니다. 선생님들 다 보시는데 담임선생님은 끝까지 일제고사 시험을 다 보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학생이 몸이 아파서 죽겠다는데 끝까지 보고 가라고 오히려 화를 내시더라고요. 결국 부모님 손에 이끌려 나왔지만, 불이익이 생길 것 같아요."

이들이 밝힌 사례는 일제고사를 치르기 이전부터 이후까지 다양하다. 서울 K초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일제고사를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교장 선생님이 '시험을 안 보게 되면 담임 선생님이 바뀐다'고 계속 협박해서 담임 선생님을 위해 시험에 응시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서울 O중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은 "'일제고사 반대'라 마킹했다가 시감교사에게 '지금 장난해?'라는 소리와 함께 볼을 꼬집혔다"며 "선생님들이 모여 전교생 카드 하나하나 검사해 오답 표기한 학생들은 다음날 처벌한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체험학습에 참가했던 서울 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일제고사 중 영어는 내신에 넣겠다고 한다"며 "일제고사를 내신에 반영하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일제고사를 학생 개개인의 학력 진단을 위한 시험이라고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또 서울 C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체험 학습 당일 학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학교장은 매우 흥분한 목소리로 무단결석 처리가 될 것이며, 학부모로서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하냐고 소리치며 협박조로 통화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의 담임으로부터 '체험 학습을 떠나 시험을 안 보게 되면 담임인 자신이 너무 힘들어진다'며 시험을 봐달라는 연락을 받았던 학부모는 아이와 상의 끝에 일제고사 거부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서울 S중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시험 전날과 당일, 일일이 학부모들에게 전화해 '시험 준비 잘 하고 있냐'고 물으며 시험 참여를 강요하고, S초등학교에서는 교무부장이 한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아이가 담임에게 받아온 편지가 있을 텐데 보여달라, O시까지 집 앞으로 갈테니 나와 달라'고 강요했다는 진술도 나와 있다.

"앞으로 일제고사 반대 안 하면 눈 감아 주겠다"

한편,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대신 체험 학습을 안내하는 형식으로 '불복종 운동'을 벌였던 서울 지역 교사도 다양한 형태의 압력을 받았다. 시험 당일에 해당 교사들은 대부분 시험 감독 업무에서 배제됐다. 또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교 측에서 명단 공개에 참여한 교사에 대해 "10월 일제고사 반대 싸움을 안 한다고 확인하면 이번 명단 공개는 눈감아 주겠다"고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일제고사 반대 시민모임은 기자회견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인권을 침해한 교육청 관계자와 학교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형사고소와 행정소송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난해 일제고사에서 체험학습에 참가한 학생들은 무단결석으로 처리한 교육 당국에 대해 진보신당 서울시당과 일부 학부모들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