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경찰청장의 성매매 발언을 두고 강 청장에 대한 비난은 물론 이를 보도하지 않은 언론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일 '강희락 경찰청장 '성매매 발언' 파문, 언론들 왜 침묵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기자들이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진실 보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언련은 "이번 발언은 각종 권력형 '성 로비'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성매매 근절에 앞장서야 할 치안총수의 입에서 나왔다고 상상조차하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특히 '경찰 공보관 시절 기자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성 상납, 성 접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자, 어떤 기자에게 성 접대를 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민언련은 "그러나 당시 강 청장의 발언을 들은 경찰청 출입기자는 자체적으로 강 청장의 문제 발언을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며 "그 때문인지 1일 <프레시안>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이틀 동안 강 청장의 발언은 '은폐'됐고, 보도가 나온 뒤인 1일 저녁 방송3사 뉴스에서도 관련 보도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2일에도 강 청장의 '성매매 발언' 파문을 다룬 매체는 극히 일부 인터넷신문과 <한겨레>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민언련은 "강희락 청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아울러 강 청장이 언제, 누구에게 성 접대를 했는지 명명백백 밝히고 이들 기자는 모두 언론계에서 퇴출시켜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출입 기자는 경찰 처지 이해해주는 기자인가?"
민언련은 "또 강 청장의 '성매매 발언'을 덮어준 기자들에게 경찰청 '출입 기자'가 무엇 하는 자리인지, 또 출입처와 출입 기자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언련은 "출입처 인사들과 친하게 지내며 그들의 문제 발언까지 알아서 '이해'해주는 것이 기자들의 역할인가? 아니면 출입처 인사들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권력을 감시 비판하는 것이 기자들의 역할인가?"라고 자문했다.
민언련은 "강 청장의 문제 발언에 비판은커녕 발언 자체를 보도하지 않기로 함께 결정했다고 하니 '경찰청 출입 기자'가 경찰의 처지를 이해해주는 기자인지, 아니면 국민을 대신해 경찰을 감시 견제하는 기자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질타했다.
민언련은 "강 청장 발언 파문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방송3사와 신문의 행태도 상식 밖"이라며 "최소한 '경찰청장이 이러저러한 문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보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무엇이 두려워 이조차 못하는 것인가? '권력'인가 아니면 '진실'인가?"라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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