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PD는 체포하면 안 되냐고? '범죄' 실체를 보라"

이춘근 PD 구속에 쏟아지는 비난…"부당 수사 중단"

검찰이 지난 25일 문화방송(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인 이춘근 PD를 체포하고 제작진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의 강도를 높히면서 정부의 언론 탄압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MBC PD협회를 비롯해 CBS, EBS, 독립 PD협회는 26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검찰이 이춘근 PD를 즉각 석방하고 <PD수첩>에 대한 부당한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립 PD협회는 "일각에선 '왜 PD는 체포되면 안 되냐?'는 식의 이야기마저 나온다"며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PD수첩>의 광우병 편을 제작한 PD와 작가가 저질렀다고 하는 '범죄'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해 수사를 책임졌던 부장검사조차 부당한 수사였음을 실토한 마당에 기어이 제작진을 잡아가두는 검찰의 작태는 이명박 정권의 사주를 받은 충견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다"며 "분명 언론 길들이기의 일환으로밖에 볼 수 없는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CBS PD협회는 "오죽하면 대통령이 졸속적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에 대해 두 번씩이나 국민에게 사과하고 추가협상을 추진했겠나"라고 되물으며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했던 사람들이, 그것도 수입 쇠고기 위생조건 협상을 책임지고 협상에 임했던 정책담당자들이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하는 건 무슨 억지인가"라고 지적했다.

"이것이야말로 언론사에 대한 업무방해"

문화연대도 성명을 발표하고 "언론 장악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몰상식한 행태는 이제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지난 1년 간 낙하산 인사와 시사 프로그램 보도에 관한 온갖 탄압을 자행하는 한편 KBS와 YTN을 정부의 공보기관으로 전락시키려 해온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 언론인들에 대한 체포와 구속마저도 서슴치 않고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이명박 정권이 연일 '언론탄압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의 막가파식 언론탄압이 비판언론에 대한 두려움, 국민저항에 대한 두려움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은 "이명박은 언론인을 체포, 구속함으로써 모든 언론인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이는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선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모든 언론인과 함께 어깨 걸고 이명박 심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들 앞에서 쇠고기 수입개방과 관련하여 두번이나 사과했고, 촛불을 든 국민들 앞에서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의 수입개방조건과 같은 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다시 재협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다른 나라들의 수입조건은 변화한 바 없고 중국은 수입을 중단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명박 정부는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언론인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했다고 언론인을 체포하고 있다"며 "이야말로 정부의 비판기능을 자신의 기본적 업무로 하고 있는 언론사에 대한 업무방해"라고 강조했다.

민생민주국민회의와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사법부에도 촉구한다"며 "이미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파문을 통해 국민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준 사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이어 "사법부가 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에 단호하게 제동을 걸어 더 이상의 민주주의 후퇴를 막아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PD연합회는 27일 오후 MBC 시사교양국 PD들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항의 방문을 하고 <PD수첩> 수사팀인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 측에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