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PD수첩> 이춘근 PD의 체포 소식에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에 비상이 걸렸다.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 체포 및 구속에 이은 두번째 체포사태인데다 검찰이 조능희 전 <PD수첩> 책임PD와 김보슬 PD 및 작가 등에 대해서도 강제 신병확보에 나섰기 때문.
MBC < PD수첩>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6부는 <PD수첩> 제작진 6명 전원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체포된 이춘근 MBC < PD수첩> PD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된 뒤 현재 서초경찰서에 구금돼 있다.
MBC 노조 "역사가 검찰을 심판할 것"
MBC 노동조합은 25일 밤 이춘근 PD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시사교양 PD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체포 시도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건물의 경계를 강화했다. MBC 노조는 26일 오전 11시 검찰을 규탄하는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고 오후엔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MBC 시사교양 PD들은 이춘근 PD가 풀려날 때까지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 26일 새벽 긴급 총회를 연 시사교양국 PD들은 검찰의 표적수사를 비판하며 이 PD가 풀려날때까지 제작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MBC 노동조합은 '역사가 검찰을 심판할 것이다'라는 성명을 내 "대한민국에 치욕의 역사가 전개됐다. 검찰은 언론사에 길이 남을 언론탄압을 자행했다"면서 "비판보도에 재갈을 물리는 것도 모자라 80년대 공안 정국에서나 있었던 공권력을 동원한 언론탄압을 서슴지 않는 정권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MBC 노조는 "정권은 그렇게 두려운가? 일요일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기자를 잡아들이고,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방송국 앞을 서성이다 문밖에 나선 PD를 낚아채야할 만큼 그렇게 다급한가"라며 "이번 사태는 권력의 야만적인 폭거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정권의 부정"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권력의 시녀로도 모자라 역사의 추악한 배신자로 낙인찍히기를 자처한 검찰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언론을 장악해 비판을 막겠다는 것은 정권의 수명을 스스로 재촉하는 일임을 잊지 말라"고 했다. 이들은 "MBC 조합원 2200명 모두가 잡혀가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는 재갈을 물리려는 이 정권에 맞서 언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언론노조, PD연합회 "독재정권 궤멸"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도 총력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상재 위원장은 "현 정권의 본격적인 언론탄압이 시작됐다"며 "언론노조는 예고했던 대로 총력 대응할 것이며 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날 '어떤 핍박에도 양심 언론은 독재정권을 궤멸할 것'이라는 성명에서 "언론인의 강제연행과 구금은 독재정권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폭압적 상황"이라며 "이제 이명박 정권은 끝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곤봉과 방패, 연행과 구속이 이명박 정권의 유일한 카드다. 한날 한시도 무장한 경찰이 없다면, 헌법을 유린한 공안당국이 없다면 지탱할 수 없는 정권이 바로 이명박 정권"이라며 "이제 언론노조가 할 일은 오로지 정당하지 않은 권력을 궤멸하고 민중을 위한 참된 민주 정부를 세우는 것임을 공개적으로 선포한다"고 했다.
한국PD연합회도 이춘근 PD의 체포를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성도 도덕도 양심도 인륜도 없는 이명박 정권은 말 그대로 미친 독재정권"이라며 "수사를 책임졌던 부장검사조차 부당한 수사였음을 실토한 마당에 기어이 제작진을 잡아가두는 미친 독재정권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해 봄 미친 소를 막기 위해 거대하게 타올랐던 촛불이 새봄과 함께 이제 미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다시금 한국사회를 뒤덮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그 촛불을 우리부터 다시 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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