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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이브 특혜 의혹 '스멀스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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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가든파이브 특혜 의혹 '스멀스멀'

[가든파이브 논란①] 분양가 할인·재임대 유도…일부 사실 확인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청계천 개발로 큰 인기를 모았다. 당시 청계천 인근 상인들은 '상권이 무너진다'며 강한 반대를 했지만 시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대체상가 이전지원을 약속받고 이전에 협조했다.

당시 서울시에서 청계천 인근 상인을 위한 대체부지 개발을 약속한 곳이 현재 '아시아 최대 규모 복합상가'로 화려하게 주목을 받는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다. 이곳은 전체 매장수만 8000여 곳이 넘는 등 코엑스몰의 6배에 달하는 규모에다 송파구와 위례신도시, 법조타운, 분당 일대까지 상권으로 거느릴 것이라는 내용으로 언론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현재 가든파이브를 둘러싼 진통이 심상치 않다. 다블록 10층의 스파 시설은 끊임 없이 특혜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또 청계 상인들은 여전히 SH공사를 불신해 상가 분양률이 채 20%에 못 미친다.

이대로 상황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SH공사와 서울시는 여론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시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가든파이브는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재개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명박-오세훈으로 이어지는 '개발' 위주 서울시정의 문제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가든파이브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두 차례에 걸쳐 조망한다. <편집자>
가든파이브는 서울 동남권, 곧 송파·위례신도시·법조타운에 분당 일부의 소비자까지 흡수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개발됐다.

애초 개발목적은 청계천 개발에 따라 터전을 잃은 인근 상인에게 대체부지를 제공한다는 것이었지만 고급화·대형화가 이뤄지면서 현재 주요 홍보 문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단지' 혹은 '생산에서 소비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한국 대표 몰링' 등이다.

가든파이브는 주로 대형스타를 내세운 이미지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정식 오픈하지 않아 먼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일하게 오픈한 상가는 다블록 10층의 스파 인 가든파이브이다. 이는 타깃 신도시 주민과 자재 구매를 위해 오는 손님들을 겨냥한 위락시설이다.

▲인기가수 손담비 씨가 출연하는 가든파이브 TV CF의 한 장면. 가든파이브는 최고 스타들을 내세워 화려한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하고 있다. ⓒ프레시안

스파·클리닉·레스토랑 한 업자에게 임대

현재 가든파이브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스파는 잡음의 중심에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다블록 10층을 지칭하는 웰빙문화시설(연면적 1만9930㎡)을 둘러싼 특혜의혹이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지만 무엇하나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임대료 할인, 용도변경, 재임대 사실상 허용 등 의문은 고구마줄기 올라오듯 주렁주렁 늘어만 가는 모양새다.

웰빙문화시설은 크게 스파·레스토랑·문화센터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각 구역마다 적어도 십여 개 상가가 들어설 수 있다. SH공사가 송주범 서울시의원(한나라당, 서대문3)에게 지난해 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스파시설 내부에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과 피부 마사지·손톱관리 등 다양한 클리닉 업체가 들어선다. 레스토랑 구역은 크게 대형 레스토랑과 클리닉구역으로 나뉜다. 3월 11일 현재 문화센터 임대업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송 의원과 SH공사, 스파 인 가든파이브 측에 따르면 SH공사는 이들 구역 중 스파와 레스토랑(계약면적 기준 1만9930 제곱미터)을 한꺼번에 1인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1인 사업자가 각기 특성이 다른 스파·클리닉·레스토랑 사업을 혼자서 꾸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이들 구역을 임대한 사업자는 다른 지역에서 스파를 운영하던 업체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11일 "SH공사가 특성에 따라 분리해 임대하려던 당초 계획을 목욕업을 주력으로 하는 1인 사업자에게 전체 임대했다. 자본력을 갖춘 특정 사업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 것"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희수 SH공사 사업2본부장은 "다블록이 공구상가다 보니 먼 곳에서 와 거래를 마친 이들이 스파에서 휴식을 취하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 하자는 게 처음 계획이었다. 그런데 임대 과정에서 레스토랑과 부대시설은 사양산업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 때문에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부득이하게 두 곳을 묶어 임대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SH공사가 제공한 10층 웰빙문화센터 조감도. 노란 형광선(분홍색과 보라색으로 칠해친 부분을 합한 것)으로 칠한 부분이 스파와 레스토랑 구역이다. SH공사는 이들 구역을 통째로 한 사업자에게 임대해줬다. ⓒ프레시안

싸게 임대해주고 재임대 독려(?)하는 SH공사

최저임대료가 지나치게 싸게 책정됐다는 점도 특혜의혹을 낳는다. SH공사 동남권유통단지추진단이 지난해 9월 5일 작성한 '동남권유통단지 전문상가 다블럭 내 웰빙문화시설 운영사업자 선정 현장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웰빙문화시설 임대 조건은 계약기간 10년에 월임대료 1억1900여만 원~1억7800여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입찰보증금은 20억 원 이상이다.

송 의원은 "현재 스파시설 임대업자는 최저가격보다 약 90만 원 정도를 더 주고 들어왔다. 이는 감정평가액에서도 30% 정도나 할인된 가격"이라며 "뒷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SH공사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것으로 관련법에도 할인 규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송 의원은 "이런 의혹들을 풀기 위해 지난해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을 건의했다. 하지만 표결에서 져 결국 무산됐다. 지금이라도 이들 의혹에 대한 해명을 말끔하게 털고 가는 것이 옳다"고 힘줘 말했다.

레스토랑 구역에 함께 들어서는 클리닉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이미 스파 내부에 간단한 클리닉 시설이 있기 때문에 이들 구역은 병원이 들어서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 그런데 병원은 의료법상 면허를 가진 사람만 차릴 수 있어 스파 사업자가 운영하기 불가능하다.

결국 이들 클리닉을 정상 운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임대, 곧 임대업자가 다시 임대공간을 제3자에게 재임대 해주는 길 밖에 없다. 이는 SH공사의 임대원칙인 '전임대 금지'조치에 위배된다.

송 의원은 "클리닉을 이렇게 중복 허용한 것은 상가구조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 못할 조치"라며 "SH공사의 임대 규칙인 전임대 금지 조건을 SH공사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결국 처음부터 서울시가 재임대를 염두에 두고 임대를 시작한 것 아니겠느냐. 사실이라면 어마어마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SH공사가 입찰자들에게 배포한 각서. 서약내용 3번을 보면 '상기 본인은 '갑(SH공사)'의 승인없이 임대받은 목적물을 전대 또는 그 권리를 양도하지 아니하며…'라고 쓰여 있어 전임대를 제한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SH공사는 현재 실시되는 전임대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

의혹 일부 사실로 드러나

이와 같은 일련의 정황을 익명을 요구한 한 상가전문가에게 설명한 후 의견을 물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클리닉 부분은 쇼핑상가 등으로 용도 변경해야 할 것이고 레스토랑도 예식장으로 용도 변경해야할 것이다. 예식장은 레스토랑보다 더 이익이 많이 남는 사업이기 때문"이라며 "서울시가 처음 예식장으로 용도를 결정하면 경쟁자가 너무 많아질 것을 우려해 특정업체만 경쟁에 참여시킨 후 '나중에 용도를 변경해준다'는 식의 물밑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송 의원과 이 전문가의 말은 사실로 확인됐다. 스파 인 가든파이브 관계자는 "지난 8일경 레스토랑이 '문화집회시설'로 용도변경됐다. 이곳에는 오는 6~7월 경 웨딩뷔페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스토랑 부근 클리닉에 대해서는 "아직 MD(구성)를 어떻게 할지 최종 확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클리닉은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재임대 역시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스파 내부에는 약 20여개 업체가 있는데 이 중 한식당 한 군데만 스파 사업자가 직영관리하는 곳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임대업장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당초 규정과 달리 영업이 이뤄지자 송 의원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전임대를 허용했으면 되는데 왜 문서에 못박은 것과 달리 운영하나"며 허탈해했다.

▲나블록에서 바라본 다블록 전경. 멀리 'Spa Open'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프레시안
결국 SH공사는 가든파이브 상권 활성화를 명목으로 내부 임대규정까지 스스로 어겨가며 특정 업체에 특혜를 베풀었다는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의혹은 앞으로도 가든파이브의 정상 영업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의혹은 모두 부당하다"는 게 SH공사의 입장이다.

박희수 본부장은 용도변경에 대해 "처음부터 용도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도록 입찰공고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임대에 대해서도 그는 "상가 전체를 임대하는 것과 부분임대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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