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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빈부격차부터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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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빈부격차부터 줄여라

[이정전 칼럼]<4>지속가능발전과 녹색성장의 차이

녹색성장의 개념 - 생태계 보전이 아닌 돈벌이

얼마 전에 정부는 녹색성장기본법안을 발표하였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사실상 녹색성장위원회로 개편되고 현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이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대통령이 새 정부의 정책기조로 천명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본격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한 첫 포석으로 이해된다. 이 조치로 그 동안 우리나라가 추구해온 지속가능발전의 원칙이 폐기되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다. 아마도 이명박정부는 녹색성장의 개념이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포괄하는, 한 차원 더 높은 개념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까지 발표된 내용으로 보아서는 녹색성장의 개념은 지속가능발전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르다. 우선, 밑바탕에 깔린 문제의식부터 근본적으로 다르다.

녹색성장기본법안에 의하면, 녹색성장은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의 개발을 통하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는 성장방식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정부는 녹색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6개 분야에 걸쳐 22개 신성장 동력을 제시해 놓고 있다. 녹색산업과 녹색기술이 그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이것을 보면, 요컨대 정부가 추구하는 녹색성장의 개념은 되도록이면 산업화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환경을 고려하는 개념이다. 달리 말하면, 돈벌이가 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환경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태계 보전이라든가 환경보전은 제척된다.

▲ 이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 녹색성장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이 녹색성장은 이후 4대강 정비사업 등 대규모 토목사업과 맞물리면서 그 개념 자체에 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이번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은 에너지절약 산업과 청정에너지 개발에 상당히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기후변화협약을 명분으로 한 국제적 압력이 시시각각 밀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 위한 노력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그 동안 기후변화문제에 대하여 역대 정부와 업계는 대단히 미지근한 태도를 보여 왔다. 만일 이명박 정부가 에너지절약과 청정에너지개발 분야에서 확실한 가시적 성과를 거둔다면, 이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은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녹색성장기본법안을 보면 원자력 이용의 확대라든가 물공급의 민영화 등 아직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다. 총량제 배출권거래제도에 대해서는 업계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4대강 정비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항도 눈에 보이는데, 이 사업은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했던 대운하사업을 위장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월 말 SBS '국민과의 대담' 프로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을 생태적으로 잘 정비해서 국민들이 4대강의 생태를 잘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하였다. 이 다짐은 4대강을 생태관광 상품으로 정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생태'와 '관광'은 궁합이 맞지 않는 조합이다. 관광산업은 가장 환경파괴적 산업 중의 하나이다. 생태계가 돈벌이의 대상이 되는 순간 생태계 본래의 기능은 사라지기 십상이다. 진정 우리 후손을 위해서 생태계를 잘 보전하고 싶다면 삽질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 상태로 내버려두어야 한다.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잘못된 기억

녹색성장기본법안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여권은 반대여론을 힘으로 밀어버리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보여 왔다. 사실 이런 강행 의지가 대통령의 생각인지 아니면 단순히 주변 실세들의 생각에 불과한지 미심쩍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SBS 대담 프로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그런 의지가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나왔음을 시사한다. 비록 반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차츰 사라질 것임을 대통령은 의심치 않는 듯했다. 그리고 청계천 복원사업의 경험을 그 근거로 제시하였다. 처음에는 70% 정도가 반대를 하였지만, 복원사업이 추진되면서 반대가 50%로 줄었다가 나중에는 대부분이 찬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청계천복원사업은 애당초부터 시민들, 특히 환경단체들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 명망 있는 환경운동가들이 복원사업 자문위원회에 적극 참여하기도 하였다. 흉물스러운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도심 한 복판에 맑은 물이 흐르게 하겠다는데 누가 싫어할 것인가. 다만, 청계천 주변 상가의 주인들은 완강히 반대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철거 보상금 때문에 반대하였지 복원사업 그 자체를 싫어한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의 얘기와는 반대로 복원사업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반대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졸속을 우려하던 참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애당초 기대하였던 자연하천과는 거리가 먼 시멘트 덩어리 인공하천이 만들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도심에 물이 흐르고 산책로가 생긴 것만으로 그런대로 만족하였다. 시민들이 은연 중에 지지하였기 때문에 청계천 복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민도도 높아지면, 시멘트를 걷어내고 청계천을 좀 더 자연스럽게 복원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때가 올 것이다.

어떻든,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하여 잘못 생각하고 있듯이 대통령이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도 잘못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지속가능발전의 개념 - 빈부격차의 해소가 중요하다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지속가능발전(혹은 지속가능성)의 원칙이 천명된 이래 우리나라는 이 원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환경정책의 기조로 삼아왔다. 이 원칙은 요컨대 미래세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 세대가 경제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원칙의 밑바탕에 깔린 두 가지 의미심장한 문제의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첫째는 국가간 그리고 계층간 빈부격차가 오늘날 환경오염 및 환경파괴의 근본원인이라는 것이고, 그 둘째는 바로 그 빈부격차가 또한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을 저해하는 근원적 장애요인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1700년부터 2000년 사이 300년간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의 사이의 격차가 140배로 벌어졌다는 통계가 있다. 이렇게 극심한 국가간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한 범지구적 환경문제는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 눈앞에 잘 사는 나라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못 사는 나라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 리 없다. 기를 쓰고 잘 사는 나라를 빨리 따라잡으려고 할 것이다. 이른바 추격성장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빠른 추격성장을 위해서 못 사는 나라들은 온갖 환경파괴적 경제성장 정책을 밀어붙이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범지구적으로 환경오염물질이 대량 배출되고 환경파괴가 가속화될 것은 뻔하다.

한 나라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쪽에 잘 사는 사람들이 떵떵거리고 있고 다른 한 쪽에는 다수의 극빈자들이 존재할 때에는 환경오염과 환경파괴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국가는 빠른 경제성장을 감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이를 크게 해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부스러기가 돌아가면서 앞으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고 그런 가운데 사회가 안정된다. 그러나 빠른 경제성장은 대체로 환경파괴적인 더러운 경제성장이다. 과거 우리의 압축성장이 바로 그런 것이었으며, 지금 중국의 압축성장도 바로 그런 것이다.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환경오염과 환경파괴를 감수해야 했다.

극심한 국가간 빈부격차는 범지구적 환경개선 노력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된다. 중국이나 인도가 경제성장을 향해 질주하면서 엄청나게 대량으로 온실가스를 비롯한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지만, 이것을 말릴 효과적 명분도 제재할 방법도 없다. 자기들도 미국처럼 잘 살아보겠다는 데야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더욱이나 산업혁명 이래 지난 200여 년 동안 선진국들이 지구를 이미 잔뜩 더럽혀 놓았다는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 더 이상 할말이 없어진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교토의성서에서 중국, 인도 등 개도국들이 온실가스감축 의무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고 우리나라도 그 덕을 톡톡히 보았다. 그러나 이런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빠지고 나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맥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교토의정서에서 아예 탈퇴해버림으로써 국제적 공조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것이 그 동안의 국제사회의 현실이다.

한 나라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계층간·지역간 빈부격차가 심할 경우 정부는 강력한 환경개선 정책을 펴기 매우 어렵다.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깨끗한 환경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설령 강력한 환경보전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빈곤층의 강한 반발을 사게 된다. 낙후된 지역에서는 환경보전은 뒷전이고 각종 개발사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에서는 복개된 하천의 시멘트를 뜯어내고 있는데, 지방에서는 자연하천에 시멘트 처바르기 바쁘다.

이와 같이 국가간·계층간 빈부격차가 환경문제의 근본원인이자 환경개선 노력을 저해하는 근원적 장애요인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속가능발전의 원칙을 제창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는 국가간·계층간 빈부격차 완화를 지속가능발전의 선결조건으로 삼았다. 그래서 지속가능발전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강령서인『의제 21』은 국가간·계층간 빈부격차의 완화방안을 첫 머리로 다루고 있다. 그 요지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범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 사는 나라가 못 사는 나라를 도와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한 나라 안에서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빈부격차의 완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요컨대, 유엔개발회의가 천명한 지속가능발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국가간·계층간 빈부격차를 좁히지 않고는 진정한 지속가능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지속가능발전의 원칙이 경제성장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의 개념도 분배문제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주안점에 있어서는 분명히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에서는 형평성(분배문제)이 핵심주제인 반면, 정부의 녹색성장 개념에서 형평성은 지엽말단에 불과하다.

경제위기와 지속가능발전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는 지속적 경제성장을 이루어왔으나 빈부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배문제는 성장을 통해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 요즈음 같이 경제 한파가 매섭게 불고 있을 때에는 이런 식의 주장 앞에 말문이 막히기 십상이다. 그러나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경험을 되짚어 보면, 오히려 그런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929년 미국 대공황이 터졌을 당시 후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욕을 들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가 무능해서 가만히 앉아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보수주의자(시장주의자)들의 견해를 경청했던 후버 대통령이 그들의 제안에 따랐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 불황으로 인한 기업의 도산과 실업의 문제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해결되도록 내버려 두라고 제안했다.

불황을 그대로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면서 부실한 기업은 도태되고 경쟁력 있는 강한 기업들만 살아남는다. 임금과 금리는 점차 떨어진다. 그러다 보면 기업의 수익성이 다시 높아지면서 불황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경기가 되살아난다. 마르크스도 말했듯이 자본주의 경제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경제 불황은 체질 개선의 결정적 계기가 된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을 시장의 자율에 맡기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자본주의 체질이 개선되면서 불황이 극복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짧게는 2, 3년 길게는 6, 7년이 걸린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은 10년 이상 지속되었다. 불황이 극복되기까지 오랜 진통을 겪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사람들은 주로 서민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치명적 약점은 이와 같이 대단히 더디다는 것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손'의 약점 그리고 여기에 치이는 서민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던 케인스는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에 반대하였다. 특히 보수주의자가 부각시킨 임금하락의 효과에 대하여 비판적이었다. 설령 임금과 금리가 하락하고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져서 기업들이 다시 투자를 시작하고 상품을 만들어낸다고 하자. 하지만, 상품을 만들어내기만 하면 무엇 하나. 잘 팔려야지. 임금의 하락은 일반 서민들의 구매력 상실을 의미한다. 일반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비어 있는데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낸들 누가 사줄 것인가?

대량생산 상품의 주 고객은 일반 서민들이다. 대체로 부자들은 고가 소량생산 상품의 주 고객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은 돈 벌기 무섭게 쓰기에 바쁜 사람들이다. 부자들처럼 저축할 경제적 여유가 별로 없는 사람들이다.(당시에만 하더라도 미국인의 저축률은 대단히 높았다.) 따라서 일반 서민들의 소비성향은 부자들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다. 이렇게 소비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돈을 푼푼히 쓸 수 있어야 대량생산 상품들이 잘 팔린다. 케인스는 유효수요의 부족이 경제 불황의 근본원인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불황을 극복하는 첩경임을 역설하였다.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한 가지 효과적인 방법은 소비성향이 높은 일반 서민들의 소득수준을 높여주는 것이다.

시장에 맡겨두면 경제 불황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후버 대통령 주변의 보수주의자들이 큰 소리 쳤지만, 후버 대통령의 임기 내내 미국은 그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33년 대통령에 당선된 루스벨트는 경제위기 극복의 돌파구 모색에 골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젊은 경제학자들을 대거 등용하였는데 이들의 대부분이 케인스학파의 학자들이었다. 오늘날의 경제학자들은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경제학자가 관계에 진출할 길을 활짝 열어줌으로써 전문가로서 경제학자의 사회적 위상을 크게 높여주는 획기적 계기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어떻든, 루스벨트 대통령 당시 관계에 진출한 경제학자들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하여 열심히 만들어낸 작품 중의 하나가 사회보장제도였다. 이 제도는 서민들의 복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제도에 대하여 당시 경제학자들은 의외로 큰 반발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업계 및 업계의 이익을 반영하는 정치권은 극렬하게 반대하였다. "이제 미국은 자본주의를 포기하게 되었다.", "로마가 이래서 망했다.", "이런 음험한 흉계는 세계 역사상 일찍이 없었다.", "미국은 곧 망한다." 등 업계와 정치권의 거물급 인사들은 공공연하게 극언을 퍼부었다. 그 사람들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그 어록은 남아 있고 그와 함께 미국의 자본주의도 망하지 않고 살아있다.

우리나라는 수출해서 먹고사는 나라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침체되면서 수출의 길이 막히고 있다. 이제 국내수요라도 일으켜야 한다. 그러나 국내수요를 일으키기에는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너무 크다. 우리나라는 OECD의 그 많은 국가 중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큰 서너 나라 중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빈부격차가 크다는 것은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을 가지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너무 높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내수의 기반이 허약하다는 것이다.

빈부격차의 완화는 내수기반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발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물론 우리 정부도 내수를 늘릴 필요성을 느끼고 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지만, 빈부격차를 근본적으로 완화하지 않는 방안은 반짝 부양책에 불과하다. 대공황 때 미국이 그랬듯이, 우리나라도 이번 경제위기를 오히려 내수기반의 제도적 강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진정 이 경제난국을 벗어나려고 하면 녹색성장이 아니라 좀 더 긴 호흡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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