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전후로 한 차례 폭락을 겪은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이 2009년 상반기에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집값과 주가 하락으로 인한 자산 디플레이션이 우리 경제의 화약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아직 '진바닥'(진짜 바닥)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증시 2차 폭락 가능성 높다
유진투자증권은 4일 'IMF 시기 주가흐름이 2009년 증시에 주는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올해 증시가 98년 외환위기 때처럼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속 일시적인 반등현상)를 이어가다 2차 폭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당시 IMF 구제금융으로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1997년12월 327.85까지 떨어졌다가 이듬해 3월 초까지 74.6%나 폭등했다. 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998년 6월까지 53.1%나 폭락해 1997년12월 전저점보다 18.2%나 낮은 277.37까지 밀렸다.
유진투자증권은 이처럼 외환위기 당시 나타났던 '진바닥'(진짜 바닥) 확인 과정이 올해 증시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27일 892.16를 저점으로 급락했다가 상승세로 돌아서 5일 현재 1180 선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특히 지난 연말 이후 다소 빠르게 회복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수출 감소 등 실물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큰 만큼 1998년 당시처럼 다시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진행되고 있는 위기와 1998년 당시 위기는 그 발생 원인과 해결 과정이 달라 주가 흐름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급랭에 따른 수출경기 불투명성이 커지는 등 펀더멘털 악화로 진바닥 확인과정이 유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도 강력한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 등이 반복되고 있지만 1998년 당시처럼 글로벌 증시와의 수익률 격차 축소 여지가 없고 글로벌 펀더멘털도 좋지 않아 주가가 3개월간 저점 대비 74.6%나 폭등한 당시의 사상 최대 베어마켓 랠리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주택시장 10-12개월간 침체기 지속
한편 이명박 정부의 각종 부동산 시장 부양책에서 불구하고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둡다. 2008년부터 시작된 거품 붕괴 현상이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일 국민은행연구소의 '주택시장 리뷰 겨울호'에 따르면 올해 주택시장은 10-12개월 동안 침체기가 지속될 전망이며 가격 하락 폭은 10% 수준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분기에 1.2%가 하락했으므로 올 상반기에 추가적으로 7~8%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위기 당시 13개월 동안 전국 주택가격이 13.2% 하락한 전례와 마찬가지로 올해 주택시장은 1년 내내 '냉각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예측이다.
이에 따라 주택 공급도 감소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2008년 3분기까지의 주택인허가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30.2%, 아파트 인허가실적은 50.7%가 감소했으며 누적된 미분양으로 인해 2009년 인허가 및 입주물량도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연구소는 다만 최근 정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동반 하락하고 있고, 정부의 부동산관련 규제완화가 200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는 관망세에 있던 실수요자들의 시장참여가 시작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들 실수요자들의 시장 참여가 기대되는 곳은 상반기까지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강남지역의 아파트와 개발 호재가 충분한 강북뉴타운 지역 등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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