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신년사? 빈껍데기, 재탕·삼탕 짜깁기, 멀건 곰탕"

야당 비판에 한나라당 "야당의 화답이 필요하다"

2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야당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당은 "일방적 라디오 강연의 종합판"이라고, 자유선진당은 "지방의원의 선거연설을 듣는 것 같다"고, 민주노동당은 "재탕 삼탕 짜깁기"라고 비난했다. 특히 '경제팀 교체' 등 인적쇄신 언급이 없는 것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일방적 라디오 강연의 종합판"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연설의 화두는 '남의 탓 말고 격려하며 나아가자'는 것인데 남의 탓 하지 말라고 하면서 집권 후 1년 동안 민주정부 10년 탓만 하며 세월을 보낸 이명박 정부였다"며 "국회 파행 원인은 청와대발 국회 무시 MB악법 날치기 시도에서 비롯된 것인데, 남의 탓 하지 말라는 것은 철저한 자기모순적 발언이며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또 '비상경제정부 구축'에 대해서도 "무능한 경제팀을 해체하고 시장과 국민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깡그리 무시해왔다"며 "남북관계 경색, 민주주의 위기, 경제실패에 대한 단 한마디 자기반성과 비판도 없다"고 힐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MB악법에 대한 포기선언 없이 어떻게 따뜻한 사회와 경제살리기에 전념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비전과 청사진도 없고, 무엇보다 중요한 인적쇄신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이른바 'MB입법' 포기와 강만수 경제팀 등의 교체를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관계개선을 위한 어떠한 문제해결의 단초도 마련하지 못한 채 북한을 경유하는 천연가스 도입을 또다시 언급하는 것은 언어도단이고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하는 등 "한마디로 그동안 이 대통령이 강행해왔던 일방적인 라디오 강연의 종합판에 지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MB에게서 들을 수 없는 말…'강만수 교체'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비상경제내각이나 따뜻한 국정운영은 자유선진당이 꾸준히 주장해왔던 것으로 일단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상경제정부는 비상경제를 추진할 수 있는 정부, 즉 인적 구성을 구축하는 제도를 말하는 것이지 소소한 정책적 나열을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경제팀 교체' 언급이 빠진 점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박 대변인은 "경제팀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청와대 진용도 대폭 바꿔야 한다"며 "대통령이 국민적 감성에만 호소했다는 점에서 신년사는 포장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빈껍데기나 허울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마치도 지방의원의 선거연설을 듣는 것 같았다"고 결론 내렸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경제위기 극복 대안으로 감세와 규제완화를 주문처럼 반복했는데, 그나마 대책이라는 것들도 기존에 진행하고 있거나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판명 난 것들"이라며 "재탕, 삼탕, 짜깁기를 한다고 해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처방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노당 역시 "내각 개편을 요구하는 국민적 여론이 비등한데도 불구하고 이번 신년사에서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며 인적쇄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위기상황을 타개할 그랜드 플랜도, 구체적인 실천계획도 없는 연설, 따귀 빼고 기름 뺀 멀건 곰탕 같은 연설이었다"며 "화해를 원한다면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는 상식, 지금 필요한 것은 맹목적 시장친화가 아니라 '서민친화'라는 상식을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강한 의지가 돋보여"

반면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희망의 2009년 국정운영의 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변인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돋보였고, 선진 일류국가를 위해 필요한 우리 사회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따뜻하고 굳은 신념도 보여주었다"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의 국회점거로 위기극복을 위한 입법활동이 방해받고 있는 국회의 대승적 협조도 요구했다"면서 "정치가 우리 사회의 발목 잡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야당의 화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