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벌어졌던 충돌로 인해 국회 사무처에서 야당 의원들과 보좌진을 고발한 가운데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나 한 사람만 고발하라"고 항의했다.
원혜영 "나만 고발하라"
원 원내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당시 상황을 지휘하고 직접 지시했기 때문에 고발을 한다면 지시자이자 최고 책임자인 '민주당 원내대표 원혜영'을 고발해야 할 것"이라며 "(사무처가 낸) 고발을 취소하고 피고발인에 '원혜영' 이름 석자만을 넣어 새로 고발하라"고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경위들이 문을 지키고 안에서 바리케이트를 쌓고 문을 잠근 폭거를 자행했다"며 "야당 원내대표로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회의장 참여를 가능케 하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했던 것"이라고 1차적 책임이 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국회 사무처는 민주당 문학진,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비롯해 민주·민노 보좌진 및 당직자 5명을 기물파손, 국회 회의장 모독,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그러나 회의장 안에서 책상과 소파 등으로 문을 막고 소화기를 뿌린 행위 등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고발 조치를 하지 않았다. "누가 했는지" 채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박계동 "공사장 기물 동원만 책임 물을 것"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 박계동 사무총장은 26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막기도 하고 이런 것들은 정서적으로 있을 수 있는데 의도적으로 쇠파이프나 전기톱 등 공사현장 기물을 동원한 것에 대해 고발 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즉 회의장 안에 있던 책상과 소파 등 '주변 물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고 해머 등 '외부 반입' 물품에 대해서만 문제 삼겠다는 기준을 세웠다 것으로 해석돼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또 '원인 제공을 한나라당이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회 사무처에서는 그런 원인이나 정치적 이유를 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의 '회의장 원천봉쇄'를 '정치적 문제'로 간주했다.
이어 '정치적 문제를 사법의 영역으로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박 사무총장은 "기물사용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며 '해머'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원혜영 원내대표의 '나만 고발하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행위자 기준으로 고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뒤 국회 사무총장에 취임한 박 사무총장은 최근의 여야 충돌에 대해서는 "이제 체제전복적 차원에서의 폭력은 끝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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