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돌격 앞으로' 외친다고 없던 '능력'이 생기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돌격 앞으로' 외친다고 없던 '능력'이 생기나?

[고성국의 정치분석] 당면한 '정치 위기'는 실망과 배신의 결과

국민의 61.6%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지난 3개월 사이 무당층이 24.4%포인트 증가했다 하니 경제위기가 무당층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무당층 40%대는 '정치권에 대한 경고', 무당층 60%대는 '경고 이상의 의미', 즉 '경고'를 지나 '부정'의 단계로까지 갔음을 의미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고 보면 작금의 정치위기가 간단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치 불신이 신뢰의 위기로 그리고 마침내는 대표성의 위기로 전면화되는 정치위기의 악순환구조에 빠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치 불신의 1차적 책임이 여당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여당이 국정과 정치의 주도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급증한 무당층의 다수가 여당 지지로부터 돌아선 무당층이라는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동반추락하고 있는 민주당의 책임도 없지는 않겠으나 아무래도 부차적이고 주변적이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차기 집권에 대한 구체적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야당 비판은 그것대로 의미 있으나 최근 들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정치 불신의 주요인은 아니다.

▲ ⓒ문화체육관광부

정치적 무관심을 넘어 정치 부정과 정치 혐오로 전이되고 있는 여론동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핵심은 정부 여당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데 있지 않을까 싶다. 경제위기로 여론악화가 가속화된 것은 사실이나 경제위기가 유독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만 부정적으로 작용할 이유는 없다.

경제위기 때문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오바마도 있고, 그렇고 그런 총리 중 한사람이었던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과단성 있는 리더십으로 각광받고 있지 않은가. 염문과 설화로 언론의 가십란을 더 많이 장식했던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선제적 정책을 통해 결단력 있는 리더십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정치가는 객관 상황의 종속변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능력이다. 경제를 살릴 거라는 기대, 일은 잘할 거라는 기대, '이명박 신화'에 기댄 '능력에 대한 기대'가 2007 대선에서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요인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대통령과 함께 동반추락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범여권 보수진영이 겪고 있는 작금의 정치적 위기가 "능력에 대한 기대"가 무너짐에 따른 "실망감"과 "배신감"의 결과라는 사실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작금의 정치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정권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모두 '능력'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능력 있는 이명박 정부, 능력 있는 한나라당"만이 2중 3중의 위기를 극복해갈 수 있을 것이다.

집권당 대표가 "돌격"과 "돌파"를 외친다고 없던 "능력"이 생길까?

고위관료들의 줄사표를 받는다고 "능력"이 배가 될까?

질서 유지권을 선제적으로 발동한다고 새로 "능력"이 만들어질까?

대통령의 한마디에 부산을 떠는 집권당, "영혼도 없다"는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채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내각에게 경제위기와 정치위기와 정권의 위기를 극복할 "능력"을 기대하는 게 과연 가당한 일일까.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돌파 내각은 경제위기를 돌파할 내각일 것인데, 이 돌파내각은 과연 무슨 힘으로 사상초유의 경제위기를 정면 돌파할 것인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아닌 어떤 힘으로….

정치위기의 본질이 '능력에 대한 불신'에 있다면 정치위기를 극복할 힘은 국민의 신뢰회복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을 터인데, 지금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정국운영 방식이 과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능력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을 치유하려는 전략적 고려와 정무적 기획에 입각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능력마저도 외형적 실적으로 계산하는 사람들은 집권당의 정치력도 통과시킬 법안의 숫자로 계량할 것이므로 작금의 강공 드라이브가 꼭 전략의 부재에 기인한다고 보기 어렵다. 강공드라이브도 나름의 전략에 의거한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회공천사태 수습보다는 머릿수를 앞세운 강공 드라이브에 무게가 실린 '크리스마스 휴전 후 연내 강행' 전략을 공언하고 있는 여권 지도부를 보면 정치 파행 사태가 나름의 계산과 나름의 전략에 의거한 정국운용의 "예정된 결과"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 보인다. 남다른 계산법으로 시간을 거슬러 달리는 정부 여당을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세밑 한파가 더욱 춥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