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노동자 수십 명을 계약 해지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강남성모병원 측이 정규직 노동조합을 상대로 "단체협약 해지" 엄포와 함께 "나서지 말라"는 압박을 넣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강남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은 비정규직 투쟁을 핑계 삼아 정규직 지부와의 올해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8일 "산별 중앙 교섭이 타결된 이후 현재 거의 모든 병원에서 협상 교섭이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가톨릭중앙의료원만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은 "회사가 '비정규직 문제에 나서면 교섭을 못 한다' 엄포를 놓고 있어서 정규직 노조가 부담스러워한다"며 "일단 9~10일 집중 투쟁을 취소하고 병원 측에 12월 집중 교섭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보건의료노조의 제안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CMC지부는 지난 2002년 217일이라는 최장기 파업을 벌인 끝에 해고, 지도부 구속, 손해배상 청구, 가압류 등 '완패'한 후 현장으로 돌아간 적이 있어서 정규직 노조의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다. 이런 경험 탓에 회사의 엄포가 정규직 노조에 통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을 놓고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지원 대책위원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시켜 노동자의 저항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미"라고 반발했다. 정규직 연대 없이 비정규직이 스스로 승리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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