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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ㆍ박근혜, '발상의 전환'은 불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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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ㆍ박근혜, '발상의 전환'은 불가능한가?

[고성국의 정치분석] 여권의 난국을 보는 관전 포인트

1

문제는 발상을 전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대통령제 하에서 총리에게 각료제청권과 내각통할권을 내주는 것은 아무리 헌법적 근거가 있다고는 하나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실권 없는 의전총리로 책임만 질 총리직은 아무리 경제가 어렵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대의를 거역하기 어렵다 해도 무작정 받기 쉽지 않다. '이명박 이후'를 준비하는 박근혜이기에 더욱 그렇다. 박근혜 총리론이 성사되기 어려운 현실적 이유다.

2

박근혜 총리 문제는 본질적으로 권력분립의 문제다. 부모 자식 간에도 나누지 않는다는 권력분립의 문제다. 청와대 사람들이 친박계 의원들을 만난다 해서 풀려질 문제는 처음부터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총리론에 정말 관심이 있다면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대통령제가 권력독점구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발상, 권력 분점이 권력독점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는 발상.

박근혜 총리 카드를 통해서라도 난국을 돌파할 수만 있다면 권력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라도 내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견위수명"

대통령 말대로 위기에 직면해 목숨을 던져 일하겠다는 각오라면 못 할 일도 아니다.

3

원희룡 의원이 던진 화두도 재미있다.

"이명박 대통령 외에 한나라당에서 국민지지를 가장 많이 얻고 있는 박 대표를 따르는 분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분들이 흔쾌히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박근혜 의원과 친박계가 국정에 협력하게 하려면 이명박 대통령 측이 주도적으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칼자루를 쥔 쪽이 이명박 대통령측이라는 얘기니 재론의 여지가 없긴 하나 환경 조성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4

친이계의 숙제는 친이계에게 맡겨둔다 하더라도 박근혜계는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박근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없는가.

이명박과 박근혜의 길이 다르지 않다는 발상, 이명박과 박근혜의 길이 다를 수 없다는 발상, 이명박의 실패는 곧 박근혜의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발상.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이명박 이후'가 아니라 '이명박의 지금'을 같이 떠받치고 가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은 정녕 불가능한 것인가.

5

"박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적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역할을 할수록 좋다."

조기귀국을 준비하고 있는 이재오가 던진 메시지는 일종의 '박근혜·이재오 공생론'이다. '박근혜 역할론에 편승하는 이재오 조기복귀론'이다. 이재오의 조바심이 읽힌다. 그러나 아무러면 어떠랴. 단순한 공생이 아니라 '박근혜·이재오 상생론'으로까지 발상을 전환하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난국을 돌파할 수만 있다면 권력 전부라도 내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이명박계에게 필요하다면, 4년후 권력을 잡을 수만 있다면 이재오에게 모든 걸 내줄 수도 있다는 발상의 전환 또한 박근혜계에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발상과 발상이 맞부딪칠 때에는 좀 더 과감하고 좀 더 획기적인 발상을 먼저발동 하는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법이다. 과연 누가 이 발상 전환의 선점효과를 가져갈 것인가. 범여권 역학 구도 변전을 감상하는 1차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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