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내 일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명예퇴직' 신청 접수에 들어가는 등 외환위기 이후 다시금 과학기술계에 구조조정의 태풍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30일 대덕특구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대덕특구내 최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4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접수에 들어갔다.
신청 대상은 20년 이상 근무한 장기 근속자 가운데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직원들로 그 대상자만 500여명에 이르고 있어 정부의 인력감축 권고치인 10%만 감축하더라도 명예퇴직자가 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및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명이 퇴직원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명연의 이번 명퇴 신청은 2년만에 처음 이뤄진 것으로 최근 수년간 명예퇴직 신청자가 없었다.
생명연 한 관계자는 "정부의 권고치는 있으나 명예퇴직 인원을 정해놓고 신청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직원들에게는 적지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명예퇴직 신청 접수를 받지는 않지만 신규채용을 줄여 전체 인원을 조정하는 출연연들도 늘고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연은 당초 올해 약간명의 신입 연구원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인력감축 추진으로 백지화했다. 또 내달초 신임 원장이 부임하는 대로 조직개편을 통해 보직자 수를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를 통한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항우연의 관련 책임자는 "인원이 필요한 데 신규로 충원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구조조정과 다름없다"며 "신규채용 억제와 자연 퇴직으로 올 한 해 10여명의 인원이 감축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술문화진흥재단과 통.폐합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한국과학재단의 경우는 법개정을 통해 내년 통폐합이 이뤄지면 적지않은 인원 및 조직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파고가 들이닥치지 않은 기계연, 에너지연, 화학연 등 나머지 대덕특구내 지식경제부 산하 출연연들도 조만간 정부차원의 구조조정 계획이 있을 것으로 보고 노심초사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지경부 산하 출연연 한 관계자는 "아직 관련 부처에서 구체적인 인력감축 방침이 내려오지는 않았으나 피해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늦어도 연말까지는 인력 및 예산 등에 대한 세부적인 감축 방침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덕특구내 정부출연연들은 지난 1997년 IMF외환위기를 거치며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데다 올 인력 감축도 강제성을 띄고있지 않아 그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없지않다.
다른 정부출연연 한 관계자는 "일부 출연연에서 명예퇴직 등을 접수하고 있지만 자체적인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IMF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 무리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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