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28일 오전 9시50분께 경남 김해시에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임원들의 자택, 태광실업 및 계열사인 정산개발(정산컨트리클럽)과 휴켐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은 태광실업 본사와 계열사들의 사무실에서 각종 회계장부와 주요 사업 현황, 주식거래 내역, 컴퓨터 하드디스크, 그리고 박 회장과 임원들의 개인 서류 등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 회장은 세종증권 주식 매매 과정에서 탈세 및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홍콩법인을 이용한 탈세 혐의, 휴켐스 헐값인수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앞둔 2005년 실ㆍ차명거래를 통해 세종증권 주식 110억원(197만주)어치를 사들여 178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는데 차명거래에 의한 조세포탈 액수가 얼마인지, 거래 과정에서 친분이 두터운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으로부터 `귀띔'을 받는 등 내부정보를 이용했는지가 주요 수사 대상이다.
또 태광실업이 농협으로부터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본인과 가족 명의로 휴켐스 주식 84억원어치(104만2천주)를 매입해 현재까지 보유해 86억원 정도의 미실현 차익을 얻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미국교포 명의로 홍콩에 현지법인을 세워 200억원대의 소득세를 탈세한 혐의와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했는지, 이 과정에 정치권 등을 상대로 한 로비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증권선물거래소가 2005년 세종증권 주가 급등과 관련해 미공개정보 이용의혹을 조사했지만 무혐의 종결하는 과정에서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측의 로비가 있었다는 정황을 잡고 전날 거래소를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도록 도와준 대가로 부동산이나 현금 또는 성인오락실 지분 획득이나 이익 배당 등 어떤 형태로든 `경제적 이득'을 받은 단서를 확보했으며 조만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세종캐피탈의 홍기옥(구속) 사장으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토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은 정씨 형제가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과 친한 노씨를 홍 사장에게 소개해줬으며 인수계약 체결 후 30억여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노씨가 세종캐피탈로부터 어떠한 대가를 받았는지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특히 정화삼씨의 사위 명의로 구입한 경남 김해의 상가 점포가 노씨의 몫인지, 그 점포에서 운영했던 성인오락실이 노씨와 관련됐는지도 집중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 형제가 세종캐피탈에서 받은 30억여원 중 9억2천만원으로 점포를 매입하고 수억원을 들여 성인오락실을 개장했는데 이 오락실 운영을 두고 노씨와 동업관계였는지, 수익금을 나눠 가졌는지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정씨 형제가 부산의 또 다른 오락실에 자금을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번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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