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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결의안 채택, 남북긴장 심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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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결의안 채택, 남북긴장 심화될 듯

정부 `인권 분리 대처' 공동제안국 참여, 北 "도발행위"

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대북 인권결의안이 21일 유엔 제3위원회에서 채택되면서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재확인됐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181개 회원국 가운데 찬성이 95, 반대 24, 기권 62개국으로 나타난 것은 인권결의안에 내포된 국제정치적 의미를 차치하고라도 고문, 공개 처형, 정치범 수용소, 성매매, 영아 살해, 외국인 납치 등 심각한 북한내 인권 상황이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는 촉구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엔 차원의 대북 인권결의는 유럽연합(EU) 주도로 인권위원회에서 세 차례, 총회에서 두 차례 채택되었고, 이번 제3위원회 가결에 이어 내달 초 총회 차원의 3번째 결의안이 채택되면 비록 구속력은 없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 가중 효과를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가 이번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반대 입장 표명을 떠나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위해 "힘들더라도 원칙을 지키자"는 대북 정책의 기조를 확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위협에 이어 남북 당국간 핫라인 역할을 해온 판문점 남북적십자 채널을 끊고 내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의 통행을 엄격히 제한.차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남북관계 위협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인류 보편의 원칙인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대처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된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을 우리가 공동제안한 상태인 만큼 앞으로 계속 상황을 지켜볼 방침"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북 인권결의안에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은 현 정부 출범초부터 감지돼 왔었다.

참여정부 시절 우리가 대북 인권결의안과 관련해 일관성없는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 현 정부의 인식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참여정부는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 표결에 불참한데 이어 2004~2005년 유엔 인권위원회 표결과 2005년 유엔 총회 표결에서 내리 기권했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인 2006년에는 찬성 표를 던졌다. 하지만 작년에는 논란 속에 다시 기권해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았었다.

외교부는 지난 4일 인권결의안 참여와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로 다른 사안과 분리해 인권문제 그 자체로 다루어야 한다"고 밝혀 과거 정부때와는 인권문제에 대한 대처를 달리 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다.

이번 결의안에 우리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함에 따라 가뜩이나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긴장도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표결에서 앞서 북한 유엔대표부 박덕훈 차석대사가 "이번 결의안은 정치적 음모의 산물로, 강력하게 거부한다"며 "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은 무분별한 반민족적 반통일적 행위이고, 북한의 존엄성과 체제에 대한 도발"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한 것은 향후 남북 관계가 더욱 어두워 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결의안에는 지난해 결의에 포함됐던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지지 대목이 삭제되면서 북측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은 두 남북정상 선언에 대한 지지대목이 빠진 것이 한국정부의 요청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이를 남북 관계 단절의 구실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측과의 대화에는 적극적 의지를 보이면서 한국과는 전면적인 관계차단으로 치닫고 있는 북한의 `통미 봉남' 정책이 더욱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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