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국제중학교 승인을 받은 영훈학원과 대원학원이 각종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횡령과 배임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이를 서울시 교육청이 알고도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5개 교육시민단체는 17일 오전 영훈학원과 대원학원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단체는 수사 의뢰서를 제출하기 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검찰은 영훈·대훈학원의 횡령 의혹과 서울시 교육청 공정택 교육감의 직무유기를 수사하라"며 "아울러 국제중 승인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5개 교육시민단체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검찰은 영훈·대훈학원의 횡령 의혹과 서울시 교육청 공정택 교육감의 직무유기를 수사하라"며 "아울러 국제중 승인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프레시안 |
영훈학원과 대원학원은 그동안 재단이 학교에 의무적으로 지급하는 법정 재단전입금이 턱없이 낮아 비판을 받아 왔다. 법정 재단전입금은 사학 재단이 교직원 건강보험료와 연금부담금 등을 위해 의무적으로 학교에 내는 돈을 말한다. 이 두 재단이 재단전입금을 학교 회계에서 납부했다는 것. 의혹이 사실이라면 학교 회계는 등록금과 국민 세금으로 책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두 학원은 국민 혈세와 학생들의 돈을 부정 취득한 셈이다. (☞관련 기사: "국제중, 명분 없다"…한나라당도 '한숨')
교육단체들에 따르면, 영훈학원이 재단전입금을 납부하지 않고 전용(專用)한 액수는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최소 16억 원이며, 2008년까지 포함하면 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대원학원은 같은 기간 동안 26억 원을 학교 회계로 처리했으며, 2008년 것까지 누적 적용하면 3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재단이 내야 할 돈을 학교 돈으로 대신 낸 것으로 '횡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돈이 학교장의 개인 쌈짓돈인가?"
또 두 학원은 불법으로 자율학습 감독비를 걷는가 하면 학부모들로부터 학교 발전기금 명목으로 돈을 걷어 에어컨을 사고, 불법 찬조금을 걷어 회식비와 선물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대원외고는 학부모들에게 수천만 원의 청소용역비를 걷었으며, 영훈고는 정년이 지난 학교장에게 다른 직원(행정직원, 수위, 청소부 등)의 월급으로 4000만 원을 줬다.
이들은 "이밖에도 영훈중과 대원중은 해마다 사학법인협의회비와 교장회비, 교감회비, 행정실장 회비 등 개인이 내야할 돈을 학교 돈으로 납부했다"며 "학부모가 내는 돈과 국민 혈세인 학교 돈을 자기 개인의 쌈짓돈처럼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과 공정택 교육감 역시 두 학원의 각종 회계 부정과 횡령 의혹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한 정기 감사를 통해 각종 부정을 아예 발견하지 못하거나, 밝히고도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은 두 학원의 각종 횡령과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관련자들을 중징계하고 형사고발해야 한다"며 "아울러 이런 부실과 불법 투성이 두 학원의 국제중 승인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은 두 학원의 혐의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엄중히 형사 처벌하라"며 "검찰이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국제중 설립과 연관된 문제라고 봐주기 수사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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