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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끝없는 수난'…"시장에서 재수없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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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끝없는 수난'…"시장에서 재수없어 한다"

강만수 "조국을 위한 봉사로 최선 다하고 있다"

'헌재 접촉' 파문을 일으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답변 과정에서 생긴 오해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지만, 민주당은 "이제 강 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매섭게 몰아붙였다. 대정부질문 답변을 위해 국회에 출석한 강 장관에게는 7일도 수난의 날이었다.

강 장관은 이날 사과와 함께 해명도 적극적이었다. 재정부 세제실장이 헌법연구관을 만나 종부세에 관해 설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라는 지적을 의식해 "현재 국세청 소속 과장급 공무원이 헌재에 파견돼 있고, 과거 재정경제부 세제심의 과장급 공무원도 헌법재판소에 파견돼 근무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헌재에는 지난 정부에서부터 종부세 관련 7건의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어 지난 정부에서도 정부측 의견서를 4차례 제출하고 정부측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고 적극 진화에 나섰다.

이종걸 "초등학교 5학년이냐?"

그러나 민주당은 강 장관이 이미 업무 수행 능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에게 헌재 발언과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정부질문자로 나선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강 장관의 사죄가 아니라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거칠게 강 장관을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헌법재판관과 헌법연구관의 차이도 구별 못하냐"며 "초등학교 5학년이냐.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도 재판관과 연구관이 다르다고 나와 있다"고 다그쳤다.

강 장관의 '파견근무' 해명에 대해서도 "사건의 이해관계에 있는 당사자가 연구관을 찾아가 영향력을 미치려는 것과 파견 근무하는 차이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장관인가"라고 비난했다.

특히 재정부 종부세 위헌여부에 대한 의견이 불과 수 개월만에 뒤바뀐데 대해서도 "한 국가에서 정부가 한 입으로 두 혓바닥을 갖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신을 가진 공무원에게 (의견을 바꾸도록) 부당한 강요를 한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급기야 "오락가락, 갈팡질팡 장관의 말과 행위를 어떻게 믿느냐", "강 장관이 시장에 나타나면 재수가 없다고 한다"고 강 장관을 비난하던 이 의원은 "잘못을 뉘우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전 국민이 바라보는 이 자리에서 바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의 핏발어린 고성에 즉시 답을 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던 강 장관은 "조국을 위한 마지막 봉사로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종이다발을 들어올리며 "이렇게 많은 질의를 준비해왔지만, 강 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어 질의할 수 없다"며 강 장관 대신 차관이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윤성 부의장은 "국회 본회의 의결에 의해 장관이 답변자로 출석한 상태에서 차관을 부를 수는 없다"며 이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차관 출석을 요구하며 10여분을 질의를 하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키다 이 부의장이 '국회 질서 유지권 발동' 등을 경고하자 그제서야 "경제만은 꼭 살리겠다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며 "통화 스왑으로 위기를 끊었다는 말이 우습게 들린다. 강만수 장관의 경제정책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자진 퇴장했다.

최재성 "강만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파"

본회의장 밖에서도 강 장관에 대한 비난이 계속 됐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렇게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은 헌법재판관도 어청수 청장쯤으로 아는 정권의 무지함에 있는 것"이라며 "권위주의 시대의 향수에 빠져 세상이 어떻게 변한 줄도 모르고 저지른 올드보이의 막말"이라고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만수의 전성시대가 온 것 같다. 자고 나면 히트곡을 내놔서 조용필을 능가하는 히트작을 보유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강만수 장관이 저지르는 사고도 버라이어티하다. 강만수 장관이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경위야 어찌 됐건 강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 석상에서 '위헌 예상' 발언을 한 것 자체만으로도 헌재의 독립성을 침해한 발언으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만약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결과를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는 것이다.

조 원내대변인은 "강 장관의 발언은 앞으로 선고 예정인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중대 발언"이라며 "정부가 종부세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헌재에 위헌결정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압력을 공개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한 강 장관은 더 이상 장관직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강만수 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미 FRB도 강만수 장관의 명성을 잘 알고 있다"

강 장관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던 한미통화스왑 체결 문제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체결 직전에 기획재정부로부터 일부 언론에 사실이 흘러나간 것과 강 장관이 씨티은행 부회장을 만나 통화스왑을 부탁했다는 식의 자가발전이 이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한국은행은 물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측도 불쾌감을 표했던 것.

게다가 '통화스왑으로 확보된 달러화는 외환시장에 풀 수 없다'는 꼬리표가 밝혀지면서 강 장관에 대한 비난은 더 거세지고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미 FRB가 강만수 장관의 명성(?)을 더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의 강만수 재정부 장관의 무지막지한 인위적인 환율개입과 외환보유고를 거덜내는 명성이 미국 FRB에까지 알려진 모양이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강 장관은 한미간 통화 스와프 체결이 전적으로 자신의 덕이라며 자랑만 했을 뿐, 그 같은 사용용도에 대한 제한이 있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침묵은 시인이다. 왜 솔직하지 못한가? '자기 PR'이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린다'는 뜻이라더니 강 장관은 불리한 내용은 철저히 숨기고 생색은 엄청 내서 대통령과 총리에게 칭찬까지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애초 기대보다 통화스왑 효과가 반감되는 것은 물론이고, 통화스왑을 긴급한 시기에 '비상식량' 목적으로 쓰겠다는 원래 목표도 상실한 이명박 정부의 위기관리 '아마추어리즘'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긴급한 시기에 비상식량 목적으로 쓸 수 없는 통화스왑협정을 마치 환율방어에 즉효약인 것처럼 '과장홍보'한 이명박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통화스왑 체결이 마치 강만수 장관과 정부의 엄청난 '치적'이나 되는 것처럼 생색내면서 '강만수 장관 구하기'에 나섰던 청와대의 태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강 장관은 통화스왑 협정 계약내용을 상세히 밝히고 통화스왑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데 대한 마땅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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