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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에 곤두선 촉각…여야 "오바마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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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에 곤두선 촉각…여야 "오바마가 되면…"

"네오콘이 부시를, 뉴라이트가 이명박을 망친다"

4일 국회에서 열린 통일·외교·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경색된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외교 성적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평가를 내리며 맹공을 펼쳤다. 반면 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아서"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 질문의 초점은 미국 대선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 대해 고무적 분위기를 보였으며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오바마 당선에 따른 북미관계 개선과 남한의 소외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북한 풍년이라 겨울까지 괜찮을 것"

박지원 의원은 "통일부 장관이 6.15공동선언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 김모 비서관이 가라, 가지말라 간섭했고, 축사내용도 고쳤다고 한다"며 "청와대 일개 비서관이 장관의 행사참석과 축사까지 간섭하면 장관이 어떻게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박 의원은 이어 "나도 청와대 비서를 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렇게 일을 시키지 않았다"며 "미국의 네오콘이 부시 대통령을 망쳤고, 한국은 뉴라이트 젊은 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승수 총리가 "경위에 대해 알 수 없지만, 통일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소신에 따라 국가 행사에 갔고 소신에 따른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을 총리만 모르니 리더십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며 비꼬았다.

박 의원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꼬인 관계를 푸는 길은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을 이행하는 길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가 처음보다 많이 바뀐 건 긍정적이지만 애매모호한 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7.4공동선언 이후의 여러 합의에 대해 대화를 통해 토의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만날 상대가 없는 판에 무엇을 의논할 수 있겠느냐"고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했다.

박 의원은 또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 10월에는 10일 분의 식량밖에 배급을 못하고, 세계식량계획(WFP)이 인도적 식량지원 요청을 했으나 정부는 거절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한 총리는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는데 반응이 없다"면서 "올해는 홍수가 없는 등 날씨가 굉장히 좋아 북한에도 풍년이 들어 올 겨울까지는 식량사정이 괜찮을 것"이라고 답했다.

"통미봉남 왕따 대책 있나"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 후보 당선을 기정사실화 하며 '북미 관계 개선'을 압박하며 우리 정부의 대응책을 물었다.

박 의원은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하고 평양에 외교 대표부를 설치한다고 하는데, 북미간 고위급 채널이 열리면 우리 정부의 입지는 어떻게 되겠느냐"며 "통미봉남이 돼 우리만 왕따가 돼 고립될 수 있다"고 동북아 정세 변화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북미관계 개선으로) 북한이 개방되면 굉장히 좋은 일"이라면서도 "오바마 후보가 당선이 되면 방북하겠다고 한 것은 금융위기 전으로, 최근에는 가장 중요한 1차적 과제가 미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갈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한 "(1994년) 미국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도 우리와 세세한 부분을 협의했듯이 남한과 협의할 것이기 때문에 소외될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남북문제에 대한 한 총리의 답변이 반복되자 박지원 의원은 "총리가 진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는 말을 반복했고, 박주선 의원은 "인식이 이렇게 다르니 더 물어볼 말이 없다"며 질문을 접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뢰하지만 그건 엉터리다"

'외교 성적표'도 논란이 됐다. 문학진 의원은 삼성경제연구소의 '한반도 안보지수'를 근거로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이 무능하다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난했다.

문 의원은 "한반도 안보지수의 종합현재지수가 46.38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2006년 하반기 북한의 핵 실험 이후 가장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수는 삼성경제연구소가 2005년 11월부터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50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호전', 그 이하는 '악화'를 의미한다.

문 의원은 "세부지수를 보면, 한미관계 52.3, 한중관계 48.96, 한러관계 49.65, 한일관계 28.82, 남북관계 28.47로 한미관계는 2007년과 별 차이가 없고 한중, 한러, 한일, 남북관계는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독도 문제에 따른 일본과의 관계 악화는 별도로 하더라도 정부의 미국 편중 외교로 인해 동북아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신뢰하지만, 그 자료를 들어보니 엉터리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한편 한나라당에서는 남경필 의원이 "부시 정부와 다른 대북접근법을 갖고 있는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 새 정부 출범 이전에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며 유화적 태도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남 의원은 "남북에서 공히 인정받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표를 특사로 파견할 것을 제안한다. 대통령에 대한 건의를 부탁한다"고 말했지만 한 총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면서 "내가 특별히 건의를 안 해도 대통령께서 대정부 질의 내용을 파악하고 계실 것"이라고만 답했다.

유기준 의원은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북미 직접대화 및 6자회담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며 "북핵 해결을 위한 북미 또는 북중미 협력 강화는 자칫 남한이 소외되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어 독자적인 대북정책 통로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옥임 의원은 "진보 지향의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등단할 경우 그의 비전과 전략, 인맥에 대해 정확히 간파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미래를 위해 미국의 새 대통령을 한국의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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