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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민노 대표 취임 100일…"벌써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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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민노 대표 취임 100일…"벌써 걸음마"?

방북 전 영수회담 제의…당 안팎 여건 가시밭

취임 100일을 맞이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북문제를 비롯한 정치, 경제 분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오는 15일 4박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강 대표는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간 신뢰회복과 남북관계 정상화의 메신저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남북 양측에 제시할 내용에 대해 "북측에는 금강산 피격사건에 대한 인도적 입장표명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재개를 촉구하고, 남측에는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과 개성공단 광케이블 통신자재 지원을 촉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방북' 강기갑 대표, 영수회담 제의

그러나 강 대표의 계획대로 될 지는 미지수. 우선 남북문제와 관련해 강 대표의 방북 회담 대상은 조선사회민주당으로 권력 실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오병윤 사무총장은 "현지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에 대해 면담 요청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긴 했지만, 만난다고 하더라도 이 대통령이 강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받아들여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지 않는다면 강 대표가 북측에 줄 수 있는 선물은 거의 없다. 이 대통령이 영수회담 제안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강 대표는 또한 영수회담 대화의제에 대해 "남북문제 외에도 정치 경제 전 분야를 망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경제위기 극복대책'으로 △경제비상국민회의 제안 △금융기관 국유화 △정부 부동산 대책 전면 철회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실업수당 지급 △대학등록금 및 무상의무교육비 국가 지원 △경제구조의 내수시장 중심 전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제관련 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금융기관 국유화'에 대해 민노당은 "1000억 달러 은행 지급보증을 하듯이 정부는 연기금 공동출자를 통해 은행 인수기금을 조성할 수 있고, 국유화된 은행을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 저소득층을 위한 저리 대출 등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서민 국책은행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 국유화 대상 은행이나 운영 방식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차후 정책위에서 발표하겠다"고만 설명했다.
▲ 민노당 강기갑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오병윤 사무총장, 강대표, 박승흡 대변인. ⓒ연합뉴스

"걸음마 시작했다"

한편 강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출범 이후 내적인 조직정비나 단합에 중점을 두고 일해왔고, 많은 어려움을 겪는 등 100일을 맞이하면서도 국민 앞에 자랑할 게 없다"면서도 "사람은 돌 즈음에야 걸음마를 하는데, 우리는 100일에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는 쇠고기 파문, 쌀 직불금 논란 등에서 강 대표가 부각되며 민노당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고, 민주당의 텃밭인 여수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민노당 후보를 당선시킨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 대표와 민주노동당의 내외부 여건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우선 비교섭단체 순위에서 친박연대에 밀려 쌀 직불금 국정조사에서 제외되는 설움을 당할 정도로 의석 상황이 좋지 않다. 강 대표는 "장외 국정조사를 추진해 농민단체, 노동단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암행 현장조사단 활동을 강화하는 속에서 부당수령자를 폭로하고 부당이익을 피해농민에게 환수시키며 죄질에 따른 책임을 지도록 만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국회 밖에서 얼마나 조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진보신당과의 분열로 갈라진 진보세력의 '재결합'에 대한 뚜렷한 해법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강 대표는 '진보대연합'에 대한 구상을 묻는 질문에 "그 역할을 이수호 최고위원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의 출판 기념회에서 말한 '큰 집을 지어서 같이 울고 웃고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저수지가 터지려고 하는데 내 논 고치는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뜻으로 큰 집을 지어야 한다는 것으로 구체적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기갑과 민주노동당, 이제 시작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강 대표로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강 대표는 "이방호 전 의원이 지역의 큰 행사에는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등 정치적 행보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니지만 지역에서 이 전 의원과 관련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보궐선거 할 것이다'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강 대표가 "촛불탄압, 공안탄압, 표적사정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 창조한국당과 야3당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정부 여당의 전횡과 반민주적 폭거를 막겠다"고 강조한 대목의 울림이 더 크게 느껴질 법하다.

민주노동당은 '당 정비' 기간을 거쳐 오며 정책위와 연구소 등의 체제 정비가 9월말에야 끝나는 등 '분열' 이후 후유증을 겪어 왔다. 강기갑 대표가 동분서주했지만, 당이 체계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하기에도 곤란한 점들이 많았고, '농촌 대표 의원' 강 대표로서가 아니라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 대해서도 아직 불안하고,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라는 것이 중평이다.

100일을 맞은 강 대표가 돌을 맞이할 때는 강 대표 자신과 민주노동당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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