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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사건', 민주당 내홍 바람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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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사건', 민주당 내홍 바람막이?

"출금조치 때는 뭐하다 이제서야 총력전? 어리둥절해"

"나라를 위해서는 표를 잃어도 좋다는 삶도 있지만, 정당은 표를 먹고 사는 집단이기 때문에 정당에 속해 있는 사람은 그러면 안 된다. 권력을 뺏기면 자기 지향을 실현시킬 수 없다."

김종인 전 의원은 지난 28일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한 강연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연금개혁 얘기를 많이 하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정치하는 사람이 연금개혁에 열을 올리냐"고 예를 들었다.

연금을 연구하는 사람들이야 40~50년 이후에 연금이 바닥날 것 같으니까 개혁해야 한다지만,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이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을 주장하는 것은 "상식 밖"이라는 것이다.

"정당은 표를 먹고 사는 집단인데…"

현재 민주당이 처한 현실을 보면 김 전 의원의 지적에 수긍이 간다. 정세균 대표 체제의 '대안정당론'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 민주당 강기정 대표비서실장과 최재성 대변인 등 지도부와 사무처 당직자들이 29일 밤 여의도 당사 10.29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열린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했다. 기초단체장 2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9곳 등 14개 지역 중 5명의 후보를 냈으나 전북 임실군에서 무투표 당선된 기초의원 1명을 빼고는 모두 떨어졌다. 후보를 5명밖에 내지 못한 것도 부끄러운 일인데, 충남·인천에서 참패한 것은 물론 텃밭인 여수에서도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밀렸다.

당 일선에서 느끼는 '내상'은 상당하다. 한 충청지역 당 간부는 "연기군수 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의 강세를 인정하더라도 한나라당에게도 밀려 득표율 7%대에 머물렀다"며 "충남지역에서 민주당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고 장탄식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은 조직력이 중요한데 여수에서 민노당에서 진 것은 조직력에서도 민노당에 밀린 것 아니냐"며 걱정을 했다.

지도부는 태연한 척?

이에 대해 지도부는 투표율이 낮은 지방 선거였고 선거 자체가 크게 이슈화 되지 않아 정치적 의미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어쨌든 진 것은 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다음날 지도부는 공개석상에서 아무도 선거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는 김유정 대변인의 논평이 전부였다. '표를 먹고 사는 집단' 치고는 너무나 조용하다.

특히 정세균 대표 체제가 4개월을 넘어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초 프리미엄'을 완전히 잃고 지지율이 바닥을 달리고 있는데, 민주당은 반대급부조차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부세 완화 등 특권층을 위한 감세정책 등 이른바 'MB노믹스'에 대한 수정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고, 줄기차게 주장해오던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사퇴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야당의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도 너무 무기력하게 상황에 끌려다녔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최근 정당들 비슷비슷하다"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측면에서 김종인 전 의원의 충고를 새겨들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김 전 의원은 "최근에 와서는 국민들이 자기네 실생활에 관련된 게 아니면 (외교나 국방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최근에 와서 정당이 비슷비슷해졌다. 여야가 정책상 큰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여당의 실패를 먹고 사는 것이 야당인데, 여당이 정책을 잘해서 국민에게 어려움을 주지 않으면 계속 집권한다"며 "야당으로서는 뭘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충고했었다.

이미 "아직도 여당인 줄 아느냐"는 비판이 제기된지 오래이고, 현재의 지도부와 가까운 당 핵심 관계자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것을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동안 민주당이 협력해서 얻어낸 것은 별로 없다"며 "절박하지 않으니 밖에서 볼 때 안 되면 말고 식으로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 재선 의원은 "호남에서 다선을 하고 집권기에 정부에 들어가 장관을 하셨던 분들이 여전히 여의도 안에만 갇혀 편하게 정치를 하니 현장의 위기감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희일비 하지 말고 멀리 보자고 하지만 '존재감이 없다'는 말에도 내성이 생기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4월 재보선도 불투명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민석 사수' 총력전 속내는?

'재보궐 선거 책임론'이 이렇게 바닥에서부터 부글부글 끓자 지도부는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청구 사건을 내부결속의 기제로 활용하게 아니냐는 눈총마저 얻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다음 날인 30일 긴급 의원총회를 연데 이어 31일에는 야3당 대표회담을 열었으며, 김 최고위원의 법원 출석을 막는 등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김민석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두고 한 민주계 인사는 "검찰이 김 최고위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출국금지 시켜 개성공단 방문시 망신을 당하게 했을 때조차도 지도부가 가만있었다"며 "영장이 청구되니 이제 서야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최고위원이 지방자치를 담당하기는 했지만 서울시 의장선거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면책특권도 없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를 물고 늘어질 때 지도부가 한 일이 뭐냐"며 "만약 김 최고위원이 당시 총대를 메지 않았다면 솔직히 검찰이 지금처럼 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에게 별로 관심을 주지 않다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니 지도부를 향한 비난 시선을 돌리기 위해 갑자기 '야성'을 발휘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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