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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 꺼지는 순간 큰 위기 닥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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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부동산 거품 꺼지는 순간 큰 위기 닥칠 것"

[인터뷰]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진보-보수 징검다리 역할 추구"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한파에 지금도 어렵다고 하고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는 한국경제에 대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의 지론은 예나 지금이나 확고하다. 그는 과거보다 더 힘을 줘 '중소기업 육성'을 주장하고 있다.

30일 창조한국당 창당 1주년을 맞은 문국현 대표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위기는 과거 부동산이나 금융 부분의 거품 경제를 추구한 탓이 큰데,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 거품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며 "지금 국내에서는 이 거품 경제의 위험성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에서는 잘 알고 있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순간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는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경기침체 국면에 돌입하면 우리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결국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물의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외국에서는 이를 우려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말로만 '문제 없다'고 하니 신뢰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차라리 위기를 경고하는 전문가들을 불러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대안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늘 '중소기업 육성'을 부르짖어 온 문 대표는 "중소기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면 6개월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성장률이 아니라 고용률을 보고 경제정책 세워야"
▲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프레시안

문 대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독일이나 일본과 같은 중소기업 강국의 1/3~1/2에 밖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2~3배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즉 부족한 중소기업 능력을 키우는 것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원동력의 기회이자 블루오션이라 것이다. 또한 문 대표는 "일자리의 90%를 중소기업이 책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정책의 중심을 '일자리 창출'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떻게'? 문 대표는 우선 "경제정책을 평가하는데 GDP 성장률 같은 것에 집착하지 말고, 고용률에 초점을 맞추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GDP가 7~8%가 성장하더라도 결국 그 성과를 일부 재벌이 다 가져가서 양극화만 심해지는 것 아니냐"며 "정책 입안자들이 성장률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매달 고용률 달성 목표를 세우고 이를 전면에 내세워 정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대적 정치 끝내야 한다"

대선, 총선을 거치면서 창조한국당의 외형과 문 대표에 대한 지지가 떨어진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문국현 거품이 꺼진 것'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 대표는 여전히 이같은 지적을 개의치 않았다. 문 대표는 "창조한국당은 기존의 이념, 지역기반의 정당을 뛰어넘는 통합의 정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며 "시민사회, 기업인, 기존의 정치인 등이 모인 정당으로 앞으로도 문호를 활짝 개방해둘 것이고, 중도에 서서 진보와 보수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문 대표가 독자노선을 택한 근본적 이유는 기존 정치권의 구조와 행태에 대한 반감이다. 문 대표는 "지역 기반의 정치구조와 이념적인 적대적 대립을 청산해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했다. 하지만 "눈길에 새로운 발자국을 만들며 나가고 싶다"는 문 대표에게 '이한정 공천헌금' 논란이 닥쳤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도 섰다.

문 대표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권력의 불법적인 언론플레이에 당했다"며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또 이재오 전 의원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나한테 진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서 거부당한 것"이라며 "(이 전 의원의 복귀로) 한나라당 내 덕성있고 전문적인 분들의 목소리가 묻혀 국민들에게서 더 멀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29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진행된 문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프레시안

"21세기에 20세기 투기적 거품 경제로 뭘 어떻게…"

프레시안: 경제 위기라는 데에 대해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세계적 위기인 탓에 불가항력적인 측면도 있지만, 유난히 우리 경제가 위기에 취약함을 드러낸 게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나?

문국현: 거품경제를 추구한 탓에 부동산이든 금융이든 거품이 유난히 크다. 금융만능주의, 부동산 만능주의를 추구하는 투기적 지도자가 득세해왔고 작년 대선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거품이 얼마나 크고 위험한 것인지 국내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에서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들이 실패한 신자유주의 모델을 쫓아가며 금산분리 폐지, 재벌위주 정책 등 세계적인 메가트렌드를 어기는 정책들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고유의 남북관계라는 '컨트리 리스크'가 있다. 남북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직이 돼 국제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우리 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데, 세계 금융위기가 실물의 위기로 번지면 우리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물의 위기는 내년에 본격화될 것이다. 이럴 때 전세계로 보내는 시그널이 일관돼야 하는데, 때로는 위기라 그러고, 그러다 위기가 아니라고 그러는 것이 수차례 반복되니 신뢰를 잃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실물의 위기가 온다면 가장 취약한 부분은 어디라고 보는가?

문국현: 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실업 사태가 먼저 찾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물의 위기가 확산되면서 실업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동산 거품이 다른 나라 두 배 이상인데 아직 부동산 거품이 안 꺼졌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불행하게도 대규모 실업이 진행될 것이다. 우리는 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은 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수출 시장을 갖고 있어 고환율이 수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일자리의 90%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이 붕괴되면 내수 산업이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프레시안: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문국현: 독일이나 일본의 예를 보자. 이들은 중소기업 강국이 돼서 무역 흑자를 수천 억 달러 씩 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인데 이들은 외국 부품을 쓰기 때문에 매년 대일무역적자를 350억 달러씩 내고 있다. 정부가 외형적인 경제지표에 집착해 겉모양만 봐서는 경제력이 커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최우선 목표를 일자리 창출로 삼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경제지표의 으뜸을 GDP 성장률에 둘 것이 아니라 고용률과 같은 일자리 지표에 둬야 한다. GDP가 7~8% 성장해도 이 성장의 몫을 재벌들이 다 가져가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계속 경제성장을 해왔지만 양극화만 심화됐다. 또한 부총리급의 중소기업부를 만들어 중소기업 정책을 국정과제 전면에 내세우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국회의 중소기업특위마저 공전시키고 있다.

프레시안: 이명박 정부는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축으로 내수 진작에 주력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이와 같은 정책 조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문국현: 세수 조정을 할 수는 있겠지만 감세를 하면서 재정지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누가봐도 모순이다. 장기적으로는 감세를 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 관점에서만 보고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 민주당이 제안한 부가세 감세 같은 것도 좋지만 경제적 약자가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감세안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이구동성으로 '신뢰의 위기'를 말한다.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처방을 고민한 게 있나. 또한 새 경제팀을 구성한다면 고려해야 할 점은?

문국현: 돈만 풀면 된다는 거시적 관점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미시적 관점에서 섬세하게 접근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거시라는 날줄에 미시라는 씨줄을 짜 넣을 줄 알아야 한다. 앞으로 2년 정도가 고비라고 보는데, 초당적인 자세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분명 그런 분들이 계신데, 이명박 정부가 그런 분들을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멀리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폴 크루그먼 같은 학자는 한국의 경제에 대해서도 위기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문국현: 우리나라의 대외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튼튼하다고 말만 하고 한편으로는 외환 지급보증한다고 하고, 환율은 900원에서 1400원대로 오르는데 외환위기는 없다고만 주장하니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차라리 그런 지적을 하는 세계 전문가들에게 만나서 솔직하게 대안을 논의해보자고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중소기업 생산성 1/2, 2배 클 가능성 있다는 것"

프레시안: 기술과 중소기업 육성의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일단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한 단기적 처방도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문국현: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독일 등 중소기업 강국의 생산성의 1/3~1/2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곧 중소기업을 육성하면 지금보다 2~3배 발전할 수 있고, 그럴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블루오션이다.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되면 성과는 6개월이면 나타난다. 정부는 중소기업부, 국회는 중소기업특위, 민간에서는 중소기업혁신단 등을 만들어 힘을 합쳐 중소기업 강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프레시안: 대기업들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을텐데.

문국현: 1997년 대기업의 큰 과오로 인해 발생한 외환위기 때 정부에서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민간에서는 신용카드를 긁고, 벤처와 아파트 붐을 일으켜 대기업을 회생시켰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원가연동제한다고 하지만 말 뿐이다. 고환율 시대에도 대기업은 환형평성 기금 등 혜택만 받았지 갚을 줄을 모른다. 또한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군대 가듯이 자랑스럽게 가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선진국에 비해 몇 배나 많은 사고도 줄여야 한다. 부모들이 자녀들 중소기업 보내는 것 불안해하지 않나. 월급이 낮고, 사회적 네임 밸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평생학습제도를 통해 직장 이동성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중소기업 쪽에서는 전혀 그런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 결국 노동의 문제인데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서 '일자리 창출'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나.

문국현: 우리나라의 연 평균 근로시간이 2400시간 안팎이다. 그런데 선진국은 1900시간 정도고 유럽 선진국은 1500시간 안팎이다. 근로시간이 많으니 과로를 하고 사고도 늘어난다. 연간 16조 원의 산업손실이 난다. 또 공부할 시간이 없고, 가족과 멀어져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일단 근로시간을 1800시간으로만 맞추면 50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손해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넥타이의 원재료는 비슷하지만 품질과 마케팅, 브랜드에 따라 가격은 3배 이상 차이가 나지 않나. 부가가치를 높이면 개인의 소득도 2~3배로 늘릴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길을 놔두고 계속 대기업 키우기로만 가니까 질적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서비스직만 해도 우리나라의 비율이 20%인데, 선진국은 40% 수준이다. 서비스 전문직을 키우고 수입품의 국산화를 통해 늘릴 수 있는 일자리가 아직 무궁무진하다.

프레시안: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후 경제인으로 돌아가려했다"는 말을 했는데.

문국현: 나는 영원한 경제인, 기업인이다. 기업인으로서 어떻게 정치에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에도 다보스 포럼에 가는데 앞으로 10년간의 메가트렌드에 대해 토론한다고 한다. 거기도 경제인으로서 가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정치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삶의 질 높여 경제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도 경제를 잘 알아야 한다.

"창조한국당 고유 영역 만들겠다"

프레시안: 창조한국당 창당 1년이 됐다. 대선에 직접 출마했고, 지금까지 당을 이끌어 왔는데 창조한국당이 우리 정치에 어떤 의미를 던졌는지 자평해달라.

문국현: 대부분 큰 것을 선호하는 사회다. 그런데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좋은 말이라고도 하지만 정작 자신은 작은 것이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창조한국당이 탈이념, 탈연고로 어떤 지역 기반에도 의존하지 않고 지연, 학연, 이념을 이용하는 것을 깨고 통합의 정치로 가자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선에서 137만 명이 지지해주셨고, 그 뒤에는 300만 명의 2차적 지지가 있다고 본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창조한국당이 수차례 내홍을 겪으면서 문 대표 개인의 리더십 문제가 자주 도마에 오르내렸다.

문국현: 남의 평가는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만든 당이라기보다는 기업인, 시민사회, 학자, 기존의 정치인 등 5~6갈래의 방향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이 의병 수준으로 참여해 만든 당이다. 이런 당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모두들 지연, 학연, 정치적 이념에 따라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사람들이 모여 있는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다른 소수당에 비해 촛불집회와 최근 국정감사 등 큰 무대에서 창조한국당이 존재감을 드러낸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실력의 빈곤'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문국현: 100만 명의 노동자 회원이 있는 당 등에 비해 우리는 당원이 3만 명 미만이다. 대선에서 137만 명이 지지했으나, 흩어져 있고 조직화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운동성 측면에서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교섭에 참여해 중소기업특위를 맡았고, 중소기업부 만들기 서명운동, 식품안전 인터넷 서명운동 등을 제일 먼저 했으며, 공교육 혁신 제안도 정책집을 제일 먼저 내놓았다.

프레시안: 자유선진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시 내세운 기준 가운데 대운하 반대나 검역주권 수호 등은 이제 시효를 다한 게 아닌가 싶다. 중소기업 육성과 고품질 공교육 추진이라는 것도 양당의 성격상 방향이 일치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양당이 공동교섭단체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 게 빈약하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문국현: 대운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대운하는 이재오 전 의원과 항상 붙어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환상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대운하에 국한된 것인 아니라 토건에 기반한 시멘트 경제에 대한 반대를 이야기 했다고 본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은 한미관계와 남북관계다. 내년 1월에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점검하는데, 논의를 진행하면서 추가하거나 빼는 것이 있을 것이다.

"진보-보수 징검다리 역할"

프레시안: 진보개혁진영의 야권이 뭉쳐서 공동대응을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발족한 민민련도 그런 취지에서 나왔다고 보여지는데, 그동안 기존 정치권과 다른 독자노선을 고집했던 문 대표의 견해는 어떠한가?

문국현: 우리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과거 정당들이 성채를 높이 쌓고 그 안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꺼렸다. 새로 생기는 진보단체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우리도 직간접적으로 교류할 것이다. 우리는 강기갑 의원과도 교류가 많지만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와의 교류도 많다. 이렇게 교류를 늘려가 국민적 어젠더를 전세계적 의제로 재편하기 위한 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여당 내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다양한 목소리고 나오면 적대적 정치가 청산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지난 대선에서는 범여권 단일후보로 꼽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모두 뿌리치고 독자노선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국현: 당시 내 분수를 넘어서는 제안들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다 세운 토대 위에서 단일후보가 되려 하지는 않는다는 최소한의 믿음을 주고자 했다. 이런 작은 믿음이 하나하나씩 쌓으며 국민과 어려움 같이 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략적 결합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재벌, 부동산, 공기업 정책을 감내할 수 없었다. 또한 사명감 부족한 지도층들을 보면서 양비론을 갖게 됐다. 결국 작더라도 새로운 것을 시작해보자는 순수한 생각을 한 것인데, 많은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희망을 꺾은 것에 대해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있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현재 상황에서 돌파구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

문국현: 개혁세력은 개혁세력 끼리 뭉치고, 극단적인 보수는 보수끼리 뭉치는 등 우리나라는 중간지대가 약하다. 사회나 국제 경험 많은 사람들이 양 극단에 서지 않고 중도로 들어와 개혁과 보수를 이을 수 있는 중간지대의 징검다리가 되겠다.

이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지 남들이 더 잘하는 분야에 매진하고 싶지는 않다. 창조한국당의 고유 영역을 만들어 연대를 하고 싶다. 많은 변화가 현재 정치 구도의 틀에 갇혀 진행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프레시안: 이한정 씨 논란으로 문 대표가 법정에 서게 됐다.

문국현: 새로운 발자국을 만들며 눈길을 갔다고 생각했는데, 이한정 씨 일로 불똥이 튀었는데 황당하면서도 국민들께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 총선에 대해 180일 동안 조사하고도 흠결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제 주변 수많은 가족과 기업 친척들 모두 조사했는데 아무런 문제없다는 것 확인했다. 검찰도 문국현 개인을 공격하더니 그게 안 되니 이제 공당의 대표로서 공격하고 있다.

나는 판공비와 접대비 안 쓰는 운동까지 해온 사람으로서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 이제 재판에서 거짓 증거를 댄 사람들 사실을 이야기 할 순서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아무런 증거도 없이 구속된 사람 회유하고 협박해서 사건을 확대 내지는 조작한 것이다. 재판부도 검찰의 공소장이 모호하다는 우리 측 변호인의지적에 공감을 나타냈다.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

"이재오는 나한테 진게 아니라 국민이 거부한 것"

프레시안: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당에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문국현: 공권력을 동원해 모든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검찰은 심판 기관이 아닌데도 정치적 목적으로 불법적인 언론플레이를 했다. 많은 언론과 방송이 이번에 밝혀진 이한정 씨의 탄원서, 양심선언을 제대로 못 다루지 않더라.

프레시안: 이재오 전 의원에 대해 '투기적 지도자'라고 표현했다. 이 전 의원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문국현: 토속적 용어로 저 사람은 '뭐에 귀신이다'고 하는데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파생상품의 귀신들이 서브프라임 부실을 일으켜 금융과 부동산이 같이 망하게 됐다. 우리나라 대표적 부동산 투기의 상징이 대운하일 것이다. 그 분은 은평에서 오래 사셨고, 정권의 제2인자이고 떨어질 이유가 없다. 그런데 떨어진 이유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대운하의 선봉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만한 20세기적 정치의 대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나한테 진 게 아니라 국민에게 거부당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전 의원이 돌아오는 것에 대해 뭐라 말할 게 없다.

다만 한나라당에도 덕성스럽고 전문성 있는 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두려워 말을 못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선봉장이 가세되면 국민과 더 멀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실 남의 당 일이니까 답변 안하는 것이 제일 좋은데, 언론에서 자꾸 물어보니 한 마디씩 하게 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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