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롯데호텔' 모임 사과"…민주 "그래도 고발"

"김회성 차장 언론회동, 인사만 했다"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성호 국정원장이 김회선 2차장의 지난 8월 1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및 이동관 대변인, 나경원 의원 등의 '롯데호텔' 모임 참석에 대해 사과하는 등 최근 '정치개입'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김 차장을 직권남용에 의한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심 활동에 대해 집중 공격했다.
  
  민주, '정치개입' 집중공격
  
  박지원 의원은 "지난 2004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강금실 법무장관과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만난 것만 갖고도 한나라당은 강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는데 이번 사태는 더욱더 부적절했다"며 "김 차장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졌다.
  
  박영선 의원은 "국정원 직원이 한겨레신문 재판 관련 판사에게 전화한 것은 업무상 미숙과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고, 송영길 의원도 "8월 11일 모임 문제는 김회선 차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무집행자로서 상당한 무게감을 갖고 움직여야 했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오해사는 일이 벌어진 것은 잘못"이라고 최근의 국정원 관련 파문들에 대해 국정원에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장 "오해 일으킬 일 사과"
  
  이에 김 원장은 "김 차장은 이동관 대변인과 선약이 있다가 '다른 장소에 모임이 있으니 괜찮으면 같이 가자'고 해서 참석한 뒤 당시 20~30분 정도 있다가 자리를 떴다"며 "인사 수준의 통상적인 대화만 나눈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다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사과하고, 당사자인 김 차장도 "이번 일로 자리가 무겁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판 개입' 논란과 관련해서도 김 원장은 "개입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부적절했다"며 "당사자를 내근 부서로 전보조치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은 이밖에 공직자 및 사회지도층 연루 비리 수사를 위한 정부 합동수사 태스크포스(TF)에 대한 국정원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관여하지 않으며, 대검 현안 보고에도 참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 중"이라고 한껏 자세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김회선 차장 검찰에 고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이날 김 차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과 민주당 원내부대표인 이춘석 의원이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며 "김 차장은 8월11일 롯데호텔 모임 참석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 한나라당 나경원 제6정책조정위원장 등 각 분야 언론정책 담당자들"이라며 "당시는 정연주 전 사장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해임조치가 있던 날로 KBS 사장 인선과 관련해 국정원이 취득한 정보를 이 모임에 제공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국정원 2차장이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되는 행위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고발 이유를 밝히며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