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까지 '언론장악 회의' 참여한 게 문제"

민주, 김회선 국정원2차장 고발 검토

지난 8월 11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최시중 방통위원장+국정원 김회선 제2차장+청와대 이동관 대변인+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회동에 대해 민주당이 총공세를 개시했다. 정세균 대표는 "5공 시절 관계기관 대책회의 부활"이라고 맹비난하며 이 자리에 참석한 국정원 제2차장에 대해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정세균 대표는 "이 정권이 방송장악 시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국정원이 이 회의에 참여해 언론 장악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한나라당의 피는 속이지 못하는 것 같다. 5공으로 회귀한 한나라당의 시대 착오적인 발상에 대해 우리는 단호하게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런 만남은 분명 국정원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국정원 차장의 동석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방송정책과 무관한 국정원 제2차장이 이 자리에 동석했다는 것은 전방위적인 언론사찰의 예고편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명백한 국정원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송영길 최고위원과 이미경 사무처장 등이 국정원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김유정 대변인은 "함께 모인 사람들은 모두 공범으로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이동관 대변인이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음모의 선두에 서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 제6정책조정위원장인 나경원 의원도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나 의원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한나라당 대변인으로서 방송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라고 누구보다 앞장서 큰 소리를 쳐온 사람"이라며 "나 의원이 KBS 대책회의에 참여했다는 것은 자기부정이며 후안무치한 일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날 오전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장악을 위해 권력기관이 총동원된 신공안정국의 표본"이라며 "YTN과 KBS 사태를 포함한 언론 장악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방위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권력기관이 총동원된 방송장악 협의에 대해 당사자들은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아니냐. 뭐가 문제냐'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태도와 인식으로 인해 이런 협의체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마무리 국감에서도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