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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걱정 없는 세상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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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걱정 없는 세상 만들어주세요"

[오체투지 36일째] 장난꾸러기 순례자, 고산산촌유학센터 학생들

오체투지 순례 35일째인 지난 8일 순례단은 전북 완주군 용진면 벽송 대학 맞은편 주유소에서 순례를 시작해 봉동읍 봉동 삼거리에서 일정을 종료했다.

이날 오후 수경 스님의 무릎 상태가 악화됐다. 수경 스님은 휴식 시간마다 부어오른 오른쪽 무릎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소염진통제를 발라 무릎 고통을 완화시키며 순례를 이어갔다. 그 때마다 문규현 신부와 전종훈 신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

수경 스님이 무릎 통증 때문에 1주일 전에 수술 담당 의사에게 검진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경 스님은 "하루 참가자가 이렇게 와 있는데, 수선 떨지 말고 하루 예정된 길을 가자"고 재촉하며 이날 순례를 끝까지 마쳤다.

남녀노소 어울려 오체투지 하다
▲ 오체투지를 하는 고산산촌유학센터 학생. ⓒ오체투지순례단

이날은 오전에 고산산촌유학센터에서 10여 명의 학생들이 오체투지에 참가했다. 고산산촌유학센터는 폐교 위기에 처한 완주군 양화분교를 살려내 도시 학생들이 농촌으로 유학을 와서 배우는 대안학교다.

주로 초등학생인 이들은 이날 참가를 위해 오체투지를 정기적으로 연습까지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오체투지를 하면서도 앞 사람의 다리를 잡고 장난을 치고, 절보다는 다른 사람들은 뭐하는지에 관심을 가지며 아이들다운 모습을 보였다.

순례단은 "덕분에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며 "차량을 통제하는 진행 팀원들은 아이들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순례단은 "그러나 쉬는 시간마다 아스팔트 도로가 매트인양 놀다가도, 징소리가 한번 울리면 어느새 생명과 평화를 찾아 다시 길을 떠나는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고산산촌유학센터 6학년에 다니는 김호진 학생은 "신부님과 스님께서 힘드실 것 같지만, 생명, 평화를 위해 오체투지를 하시는 것 같다"며 "세상에 불안한 것이 많은데 어른들께서 아이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오체투지를 열심히 해서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순례단은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걱정 없는 세상은커녕, 아이들조차 경쟁의 한복판으로 몰아가는 사회"라며 "아이들이 경쟁보다는 살아있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고령에도 오체투지를 한 도선사 신도들. ⓒ오체투지순례단

한편, 이날 아이들만이 순례 길을 이끈 것은 아니다. 오전에 서울을 출발한 34명의 도선사 신도들이 오전 11시쯤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었지만 오체투지 또는 반배로 순례에 참여했다. 그밖에 다른 성인들도 순례 길에 함께 했다.

순례단은 "순례 길에서 남녀노소의 차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다만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고 우리 사회의 평온을 위해 기도하는 그 마음이 중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순례단이 지나는 길,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순례의 목적이 무엇이냐면 계속 물으며 따라오는 취객도 있었고, 일손을 멈추고 담 너머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시민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차도에서 지나치던 운전자가 창을 열고 힘내라고 소리치기도 하고, 손을 흔들기도 했다. 또 반대편 차선으로 가던 운전자가 중앙 분리대 너머로 음료수 한 봉지를 힘내라는 말과 함께 건네고 사라지기도 했다.

순례단은 "세상살이 다 제각각이듯이 순례 바라보는 시각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 길을 나서든 나서지 않든 그 마음은 소중하다"고 밝혔다.

오체투지 순례 36일째인 9일 순례단은 전날 순례를 마친 봉동읍에서 순례를 시작해 전주 과학산업단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오체투지 순례 35일째인 지난 8일 순례단은 전북 완주군 용진면 벽송 대학 맞은편 주유소에서 순례를 시작해 봉동읍 봉동 삼거리에서 일정을 종료했다. ⓒ오체투지순례단

▲ 고산산촌유학센터 학생들. ⓒ오체투지순례단

▲ 오체투지를 하는 학생들은 마냥 유쾌하기만 하다. 순례 도중 장난도 치는 학생. ⓒ오체투지순례단

▲ 오체튀를 하는 중 간격을 잘못 맞추면 앞사람의 신발에 얼굴이 닿는다. ⓒ오체투지순례단

▲ 서울 도선사 신도들. ⓒ오체투지순례단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오체투지 순례 카페 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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