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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 후자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김상수 칼럼] '멜라민 차이나', 어디로 가는가?

서른네 살 중국 청년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
    
    중국의 결사적인 올림픽 성공 개최 이후, 중국 정보 당국의 중요한 관심은 노르웨이 오슬로에 집중됐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중국의 민권·환경운동가인 후자(胡佳)와 쩡진옌(曾金燕) 부부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9월 24일 외신 보도에 중국 정부의 신경이 아주 날카롭다.
    
    지난 9월 25일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후자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노벨상 위원회가 중국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중국 당국의 불편하고 불쾌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고, 관영 인민일보 산하의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노벨상 위원회가 어이없는 사건을 빚어내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면서 "노벨평화상이 서방사회의 가치관에 의해 좌우지 되고 있다"며 노벨평화상이 후자에게 돌아갈 경우를 대비해 사전 여론 완충에 나서기까지 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을 미루어 짐작한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의 슈타인 퇴네손 소장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중국 반체제 인사가 수상하더라도 중국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상, 중국이 분노하거나 노르웨이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일없이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멜라민 파동 3주째, 중국 당국은 허급지급 독극물 식품 불끄기에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제 후자라는 이름의 서른네 살 청년의 복병(伏兵)을 만나 극도로 당황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 문제의 인물 후자는 누구인가? 후자는 원래 반체제 정치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의학을 전공한 후자는 중국 농촌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HIV(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 권리 옹호 운동 등으로 NGO 운동가에 가까운 소박한 인권 운동가였다. 그런 그가 공안당국에 의한 인권 침해 글을 미국, 유럽 사이트 등에 6번에 걸쳐 올려 중국의 실상을 알린 것이 화제가 됐다.
    
    결국 후자는 <뉴스위크> 등 외국의 언론과 두 번에 걸쳐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이 '국가 체제 전복' 혐의가 있다하여 지난 4월 중국 사법당국에 의해 징역 3년 6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후자의 체포와 건강 악화 소식에 유럽의회가 후자 석방 결의안을 의결하고 프랑스 파리 시의회가 후자를 파리 명예시민으로 의결하면서 후자는 중국 반체제 새로운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중국 인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자
    
    후자는 그간의 중국의 반체제 운동가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이나 이념을 앞세운 운동 방식과는 궤(軌)를 달리, 중국의 가난하고 병든 인민들 속으로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만나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을 다해 극진히 간호하고 치료하면서 소리 소문 없이 시골 마을을 이동하면서 '실용적'인 운동을 통해 인민의 마음을 감동으로 사로잡았다. 느리고 굼뜨고 미미해 보이는 그의 운동 방식은 인민에게 '작은 거인의 충격'으로 다가왔고, 서른 네 살의 젊은이를 따르는 일군의 무리들이 생기면서 인민들은 베이징 출신의 청년을 흠모하기 시작한다.
    
    후자가 당국에 체포된 후, 경찰의 지속되는 심문으로 간경화 증세가 극도로 악화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중국 대륙 인민들은 "후자는 어느 면으로 보나 중국 인민을 위해 일했고 중국 정부에 유익한 일을 했는데, 도리어 정부가 멋도 모르고 날뛰고 있다. 후자는 정부에 불리한 일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를 해치는 정부는 학살 죄를 범하는 것이다."면서 후자의 석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서명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후자의 어린 자녀와 부인이 면회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소식에 인민들의 분노는 번져나갔고 "후자를 체포한 것만 해도 용서할 수 없는데 그의 병세를 이용해 고통을 가하는 것은 더욱 비인간적이다. 그러다 후자가 죽으면 짐승에 가까운 중국공산당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라면서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인민들은 "후자를 체포한 공산당은 장개석 국민당 정부보다 얼마나 더 나쁜지 알 수 있으며. 일본 놈들이 나쁘다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나쁘다. 후자가 현재 간경화 증세가 그렇게 심각한데 이것만 봐도 그들이 후자를 해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도 자녀가 어리다는 것과 부인의 상황 등을 알고 있는데도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 후자를 괴롭히면서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후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결국 비참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고 중국 정부에 항의를 했다.
    
    이제 미국 정부와 언론도 후자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정도로 국제적인 사건이 됐다.
    
    중국 당국, 감옥에서의 정치범 다루기
    
    최근 면회를 다녀온 후자의 어머니와 아내 쩡진옌은 라디오 자유 아시아(RFA)와 인터뷰에서 "후자(胡佳)가 강제노동과 동료 수감자의 위협 등으로 건강이 매우 악화됐다"면서 수감된 반체제 인사를 다루는 중국 당국의 새로운 고문 방식을 폭로했다.
    
    현재 베이징 차오바이(潮白)형무소에 형사범 4명과 같은 방에 감금돼 있는 후자는 중노동과 당국의 지시를 받는 같은 방 수감자의 위협으로 현재 그는 매우 쇠약한 상태인데, 형사범을 같은 방에 배치하여 형사범은 후자가 불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도록 방조하고 방치하는 식으로 후자를 위협하고 감시하면서, 정신적인 고통과 물리적인 고통을 동시에 가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정치범을 다룬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범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랐던 중국당국이 정치범들에게 각서를 강요하면서 장시간 불빛을 비추는 방식의 고문을 했고 각서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위협과 고문을 하던 방식에서,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후자와 같은 정치범을 형사범 중에 흉악범을 같은 방에 넣고 압박을 가해 후자의 신념이나 뜻과 의사를 무기력하게 무너지게 하는 방식이다.
    
    중국 당국, 올림픽 파티는 끝났다
    
    지금 중국 정부는 국제적으로 알려진 인권 운동가인 후자 문제로 점차 골머리를 심하게 앓고 있다. 여기에 세 차례 올림픽 애틀랜타, 시드니, 아테네 올림픽 투자비용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국고를 쏟아 부은 올림픽 파티가 끝나자마자, 그동안 꼭꼭 덮어놓고 숨겼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걷잡을 수없이 터져 나왔고, 지금 공산당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벌써 3주째 중국의 국가위신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멜라민 파동이다.
    
    해외 중문게시판에서는 "멜라민 분유는 싼루그룹, CCTV 그리고 중국공산당 당국이 함께 만든 것"이라는 글을 게시한 뉴질랜드 망명 중국인 작가 차오샤(草蝦)의 글이 화제다.
    
    차오샤는 이번 멜라닌 파동의 주요 인물로 태자당(太子黨) 출신으로 전 국가주석 장쩌민에 의해 발탁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상무부장을 지목했다. 2004년 대두증(大頭症) 분유사건이 터졌을 때 싼루분유는 국가식품국에 의해 저질분유로 판정받았지만 뇌물을 먹은 보시라이 상무부장이 싼루그룹을 봐주도록 지시했고, 그 무렵부터 싼루그룹과 보시라이는 동맹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CTV 골드 타임에 대대적인 광고, 고위층의 비호 대가로 상상을 초월하는 뇌물 공세, 가장 낮은 제품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 1위, 그 결과 싼루그룹의 수입과 지출의 형평이 무너졌고 멜라민을 가장 많이 섞은 독극 분유를 생산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위기에 빠진 싼루그룹은 뇌물을 준 보시라이 상무부장에게 구호 신호를 보냈고, 보시라이는 대담하게도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하면서 뉴질랜드 폰테라사가 싼루의 지분 43%를 투자하도록 이끈다. 이때가 지난 4월이다. 이 협정은 중국이 OECD 가입국과 체결한 첫 자유무역협정이고 뉴질랜드는 개발도상국과 체결한 첫 자유무역협정이지만 뉴질랜드에는 달라이 라마의 입국 거부, 파룬궁 수련자들의 평화적 시위 봉쇄라는 악수(惡手)를 두면서 뉴질랜드 총리 헬렌 클락이 이끄는 집권당은 지지 하락과 국가 이미지의 실추로 정치적 곤경에 처하게 된다. 더불어 중국의 농민들은 이유도 모르고 뉴질랜드 농산물과 자국의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맞는 어려움에 처한다.
    
    이 협정은 차오샤의 해석에 의하면 한 마디로 중국공산당 관리와 싼루그룹만 수혜를 입는 협정이었다. 이 협정으로 중국의 공산품은 뉴질랜드의 저가 시장으로 들어간 반면, 뉴질랜드 농산품은 중국의 고가품으로 판매됐다. 최근 이 협정으로 청정식품 국가이미지였던 뉴질랜드 국가 이미지가 사정없이 추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는데, 뉴질랜드 간판 기업인 폰테라가 중국의 멜라민 분유 파문으로 오명을 같이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이에 뉴질랜드 낙농업자들이 들고 일어나 헬렌 클락 정부에 항의하면서 총리의 정치적 입지까지 흔들리게 됐다.
    
    문제의 근본은 부패한 중국 공산당의 행방
    
    소비자들의 제보가 있던 올해 3월부터 합자회사인 뉴질랜드 폰테라가 싼루그룹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8월, 그리고 사건이 드러난 9월까지 중국 당국은 문제의 분유 브랜드를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등, 싼루그룹의 보호막 역할을 했고 지금도 중앙 선전부까지 동원하여 진상을 호도하고 진상규명을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하는데 급급한 현실이다.
    
    망명 작가 차오샤는 싼루그룹의 악의적인 생산과 마케팅 전략이 중국 유가공 업계 전체에 멜라민을 투입하도록 부추겼고, 이에 중국 낙농업자들을 궁지에 내몰렸지만, 싼루그룹 톈원화(田文華) 여회장은 구속이란 형식으로 문제의 정면에서 도망갔고, 그녀와 함께 멜라민 분유를 만들었던 전 상무부장 보시라이는 아직까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현재 충칭(重慶)시 시장으로 건재하다고 비난했다.
    
    결국 인권운동가 후자의 문제나 멜라민 독극물 파동이나 문제의 근본은 부패한 중국 공산당의 앞으로의 행방이 문제의 단서다.
    
    중국의 좌표는 어디에?
    
    개혁 개방 30년을 맞는 중국의 오늘 현실은 너무나 다중 복합적인 문제의 복판에 놓여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중국 경제의 성장 이면(裏面)에는 '근본적인 모순의 경제 방식'이 중국 경제를 빠른 속도로 성장시켰다. 과연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진실은 무엇일까?
    
    착취적인 임금과 환경 파괴에 의한 중국의 세계 공장화는 중국산 신발 한 켤레가 유통비와 각종 비용을 합쳐도 미국 돈으로 3-4달러밖에 되지 않지만 스페인에서 같은 신발 한 켤레를 생산하려면 최소 20달러가 든다. 이런 가격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문제의 핵심은 낮은 인건비와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르게 될 환경문제다. 신발 생산에 들어가는 피혁이 환경오염을 야기하기 때문에 일반 국가에서는 큰 비용이 투입되지만 중국에서는 환경오염에 따른 경비는 아예 생산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결국 중국의 경제성장이란 상당한 자원낭비와 환경파괴를 대가로 가능한 것이었다. 지난 10년 전에는 중국이 석유 수출국이었지만 지금은 3대 석유수입국이자 제2의 소비국가로 바뀌었다. 현재 전 세계 3분의 1을 넘는 강철, 석탄, 목화의 소비와 세계절반에 가까운 콘크리트소모량은 이를 말하고 있다. 또 2005년의 경우, 중국의 석탄소비량은 미국, 인도와 러시아 소비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중국이 1만 위안의 GDP를 산출하기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는 국제 평균 수준의 11배에 달한다.
    
    중국의 30년 동안의 경제성장이란 자원의 무차별적인 과도한 소비와 환경파괴가 쌍두마차로 이끌고 왔음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여기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무수한 인권유린에 가까운 노동력 투입 방식, 한 마디로 중국 경제성장은 중국 인민의 희생과 환경파괴를 대가로 얻어낸 성과다. 30년 동안 중국의 경제는 6배로 성장했지만 자원소모는 수십 배로 증가했고 이는 세계 어떤 국가도 감당해낼 수 없는 수많은 희생이 가져온 중국의 경제발전임을 말한다. 만약 생태환경 파괴의 대가를 합친다면 결국 중국 경제성장이란 총체적으로 마이너스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공개처형 등을 통한 살인을 통해 인민을 '교육'하는 중국 공산당의 전통적인 수법은 관습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에 의하면 매년 중국에서 사형당하는 사람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다. 중국 언론에서는 매년 1000명이 사형에 처해진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국제엠네스티 등 인권기구들에서는 실제 숫자가 이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 이제 개혁 개방 30년, 2004년 12월 3일 이래로 4400만 명이 탈당하고 매일같이 평균 3,4만 명이 공식적으로 탈당하는 중국 공산당만이 '중화의 경제적 부흥'을 이끌고 인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민주주의 점진적 실현을 통해 인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켜 멜라닌 파동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근원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사회체제의 변혁이 과연 가능이나 한 것인가? 중국의 문제는 이제 세계의 문제가 된지 오래고 중국의 대 세계영향력은 불가피한 현실이 됐다.
    
    노벨상 수상 여부를 떠나 중국의 청년 후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그는 중국의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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