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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My Way'의 철학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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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My Way'의 철학적 배경?

[기자수첩] 여당 의원도 설득 못한 '경제학 강의'

6일 저녁 무렵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강만수 장관에게 "부자들을 위한 감세를 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견해를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강 장관은 이에 "수학적으로 상대적 수치로 보느냐, 절대적 수치로 보느냐의 차이로, 항상 상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 절대적 수치는 안 들어온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우나 현재 종합부동산세 등 일부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태로, '깎아 주는 폭'인 상대적 수치만 갖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이어 기존의 '공산주의 헌법'론을 되풀이했다. 강 장관은 "목적에 있어서는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국민들을 잘 살리자는 것이다"라며 "대학 다닐 때 '헌법 중 철학적으로 가장 잘 돼 있는 것이 소비에트연방의 헌법 전문'이라고 배웠고,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헌법도 인민을 위한다는 점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이 다른데, 그래서 좌파나 우파가 나오는 것"이라며 "하지만 좌파는 인간의 본성과 상치되기 때문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강 장관이 '소신'처럼 수차례 예를 들며 언급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자 신념 정도로 여길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다음 이어진 답변도 같은 맥락이다. 강 장관은 "부자를 위해 감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불합리한 세금을 감세해주자는 것"이라고 이명박 정부가 감세정책에 대해 마련한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감세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고, 종부세 등을 '불합리한 세금'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란이 많지만, '견해 차'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다. 하루 이틀 들어온 답변도 아니다. 이 정도면 보기에 따라 확고한 신념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만도 하다.
  
  그런데 그의 마지막 말은 이랬다.
  
  "수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전혀 다른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 공세만 하다 끝나는 것이지 합일점을 찾을 수 없다."
  
  이와 같은 말을 한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기자가 듣기에 '감세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백날 얘기해봐야 논쟁만 할 뿐 결국 합의될 수 없으니 그냥 내 뜻대로 가겠다'는 것으로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귀 닫고 내 갈 길만 가겠다'는 뜻으로까지 보였다.
  
  강 장관이 만약 학문적 소신이 우선인 학자이거나 오너 기업인이라면 이런 자세를 가져도 뭐라 할 일이 못되겠지만, 국가 경제정책을 이끌고 가는 수장이자 국민의 공복(公僕)의 자세는 아니다.
  
  "(답변을) 많이 해도 된다"며 강 장관의 말을 듣던 차명진 의원도 답답한 듯 "외람되게 한 마디 하겠다"며 "말이 너무 어렵다. 쉬운 말로 해달라. 경제장관은 철학이 다른 사람도 이해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강 장관의 '철학 강의'가 여당 의원의 귓전에도 닿지 못하고 산산히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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