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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한나라당 간 노총 출신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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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한나라당 간 노총 출신 믿지 마세요"

"보수 정당 들어가면 자기도 모르게 생각 변해"

"너무 믿지 마세요."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29일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등 노총 임원들 앞에서 조용히 일갈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맺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강성천, 이화수, 현기환, 김성태 등 한국노총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 4명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 중 강성천, 이화수 의원은 환노위 소속이다.

환노위 위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은 추미애 위원장은 짧은 인사말 동안 두 번이나 "보수 정당에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목소리는 나긋나긋 했지만 말 속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 있었다. 추미애 위원장은 "노동계 출신이어도 보수 정당에 들어가면 기가 죽고 그 안에서의 인간 관계를 맺으려다 보면 자기는 몰라도 스스로 생각을 바꾸게 된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언제나 '저 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10을 원하면 100을 주문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10배를 요구해야 그 중 하나라도 될지 말지 알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한나라당과의 정책협약,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

강성천 의원 등 한국노총 출신 의원 4명이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충고를 '옛 동료'들의 면전에 대고 할 정도니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이 체결한 정책연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가감 없이 피력했다.

추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고 마음만 먹으면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 등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서도 "환노위도 한나라당이 압도적이라 노동계 요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고 정책협약도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오는 2010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이 두 사안에 하반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도 장석춘 위원장은 추 위원장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 문제는 노사가 서로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풀어야지 정부 주도로 진행되면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투쟁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의 발언은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하면서도 한나라당과의 정책협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 한국노총의 '희망'을 차분히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 추미애 의원은 "노동계 출신이어도 보수 정당에 들어가면 기가 죽고 그 안에서의 인간 관계를 맺으려다 보면 자기는 몰라도 스스로 생각을 바꾸게 된다"고 덧붙였다.ⓒ<매일노동뉴스> 정기훈 기자

"노무현, 신자유주의 위험성 모른 채 신자유주의에 경도됐다"

한편, 추 위원장은 현재의 금융위기의 책임을 노무현 정권으로 돌렸다. 추 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의 두 정권이 민주 정부이긴 했지만 신자유주의에 경도됐다"며 특히 노무현 정권을 겨냥해 "대통령이 신자유주의 위험성을 잘 모른 채 시장으로 권력을 넘겨줬다"고 비판했다. "지나치게 금융에 치우친 정책"이 오늘 날 금융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추 위원장은 "노동이 금융에 잘못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금융이 따로 놀다가 생겨난 피해를 고스란히 노동이 떠안고 있다"며 "지금의 금융 위기는 신자유주의 시스템 전반에 대한 성찰을 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방문에 이어 추 위원장은 30일 민주노총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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