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에게 사과하려면 강만수-어청수 잘라야"

이회창도 '어청수 퇴진' 촉구…"자진사퇴가 타당"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앞두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 등 내각 개편을 거듭 촉구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근본적인 정책전환의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며 "그 시그널은 인적 쇄신"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정책 실패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켜서 총체적 난국을 초래한 핵심인사에 대한 경질로 새로운 출발을 선언해야 한다"며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누더기 내각'을 연말쯤 재배치해야 한다고 했는데, 누더기 옷을 국민들에게 연말까지 입을 것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즉각적인 내각 교체를 요구했다.
  
  '누더기 내각'의 제1 표적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원 원내대표는 "강 장관은 추경이 통과되지 않으면 전기·가스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대국민 협박을 했는데, 불법추경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국민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불교계의 거센 파면 요구에도 청와대가 '퇴진 불가' 입장을 밝힌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경질을 요구했다.
  
  양승조 원내부대표는 "불교계의 움직임은 비단 불교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무장된 분열을 극복하자는 종교인들의 목숨을 건 외침"이라며 "이미 국민적 요구사항이 된 불교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명박 대통령은 어 청장 경질을 통해 진정한 참회를 상징적 조치로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원내부대표는 "어 청장은 이미 국민과 국회로부터 경질을 받은지 오래고, 한나라당도 어 청장의 경질을 요구했다"며 "이 대통령의 결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어 청장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어청수 경찰청장은 불교계에 사과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 일"이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회창 총재는 "경찰은 그동안 정당한 법집행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어청수 청장이 불교계에 사과한다면 경찰의 명예가 훼손된다"며 "경찰의 명예와 자존심은 물론 불교계와 갈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정권을 위해서도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어 청장이 불교계에 사과하고 자리를 보존한다면 불교계에 빚을 지는 것인데 앞으로 어떻게 정정당당한 법집행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