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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마케팅'에 TV 매출 '뒷심'까지…'올림픽 특수' 새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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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마케팅'에 TV 매출 '뒷심'까지…'올림픽 특수' 새 양상

시차 적어 치킨·피자 '전통 종목' 강세

박태환 효과와 초반부터 승전보를 올리는 한국 선수들의 영향으로, 올림픽 특수라는 말이 무색했던 4년 전과 달리 업계가 올림픽 효과로 들썩이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림픽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대세를 이뤘었다. 또 올림픽보다는 월드컵이 더 큰 관심을 모으는 한국의 특성상 지난 2006 독일 월드컵과 2002 한일 월드컵의 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연일 금메달 행진을 계속하는 한국 선수들 덕에 업계는 기대치 않았던 올림픽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뒤늦게 불붙은 TV 매출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종목'은 단연 TV다. 운동경기를 선명하고 질 좋은 화면에서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형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 좋은 TV로 갈아타기 때문이다.

전자전문점 H마트 측은 올 들어 평판 TV 판매량이 전년 대비 매월 30∼40%의 고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특히 8월 들어 올림픽 효과 덕에 평월 대비 성장률이 두 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H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평판 T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나 증가했다. 특히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의 매출은 그 전 주 같은 기간에 비해 28.8%가 증가했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의 경우, 개막식이 열리기 한 달 전 무렵인 7월에 미리부터 TV 매출이 늘었던 것과 달리 이번 올림픽에서는 개막식(8일)과 대회 초반 금메달을 거머줬던 박태환 경기(10일)와 여자 단체양궁(10일)이 열렸던 기간에 TV 매출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매출에 있어 월드컵과 올림픽의 영향을 많이 받는 TV는 그 때마다 대중화되는 TV의 포맷을 바꿔놓기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40인치 이상 대형 프로젝션 TV 수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올림픽은 46인치 이상 대형 LCD·PDP TV의 확산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태환 효과 노린 홈쇼핑도 호황
▲ 베이징 올림픽의 최대 영웅인 박태환은 마케팅 효과에 있어서도 천문학적 규모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뉴시스

이번 올림픽에서 새롭게 눈에 띄는 마케팅 승자는 홈쇼핑 업계다. 이들은 경기 앞뒤로 채널을 돌리는 재핑(Zapping) 시청자들을 잡아 매출로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을 펼쳤다.

특히 박태환 선수의 수영 400m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의 시청률은 평소보다 40%나 높았고 홈쇼핑 업계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 상품을 내놓아 매출 실적을 급격하게 올렸다. 한 홈쇼핑의 경우 박태환 선수의 시상 직후 판매액이 86%나 오르기도 했다.

박태환의 팬들 중 여성들이 많다는 점도 핵심 공략포인트였다. 한 홈쇼핑 업계는 박태환 선수의 여성팬들을 겨냥해 속옷과 화장품 등 여성들을 위한 상품을 편성해 평소 같은 시간대에 비해 150% 이상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야식 대신 치킨과 피자로

외식업계 중에서 가장 크게 웃은 업계는 치킨과 피자 업계다. 한 치킨 체인업체의 경우 올림픽 개막식 이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자 업체 역시 올림픽 응원 열기 덕분에 개막 전에 비해 전체 매출이 10~20% 뛰었다.

베이징의 시차가 한국과 1시간밖에 차이가 안 난다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4년 전 한국은 아테네와 7시간의 시차가 있어 경기를 보기 위해 밤을 새는 올빼미족들이 유행했었다. 때문에 당시 가장 성행을 이뤘던 것이 야식시장이었다.

당시 맥주와 소주 등 주류가 50% 가량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고 즉석조리 음식과 쥐포 등 안주류의 매출도 40% 정도 높아졌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야식은 피자와 치킨에게 영예의 자리를 다시 넘겨주고 말았다. 베이징의 경기는 대부분 오전부터 저녁 시간때까지 열려 퇴근 후 모인 가족들이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아이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피자와 치킨을 가장 만만한 배달음식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매출의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태환 수영 결승전, 장미란 선수의 세계신기록, 배드민턴의 금빛 스매싱 등의 경기가 열리는 날엔 매출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상짓는 영화계…유례없는 '올림픽 효과'

한편, 올림픽 때문에 영화계가 울상을 짓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영화계에 따르면 9~10일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 전국 체인의 관객수는 전주인 2~3일 주말에 비해 13% 감소했다. 또 다른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 역시 토요일인 9일 관객수는 1주일 전인 2일에 비해 9% 줄었고, 일요일인 10일 관객수 역시 전주 일요일인 3일에 비해 14% 감소했다.

영화계는 이런 관객 감소에 다소 당황하고 있다. 8월 초순이 통상적으로 여름 극장가의 관객수가 피크에 이르는 때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올림픽의 열기도 극장 관객수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았던 것이 관행이다. 실제로 아테네 올림픽이 열린 2004년 8월에는 전달인 7월과 다음달인 9월보다 관객수가 오히려 많았었다.
아디다스는 웃고, 나이키는 울고

올림픽 특수의 최전방에는 단연 스포츠용품 업계가 있다. 올림픽 후원을 둘러싸고 어떤 업계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대규모의 자본이 움직이는 곳이다. 그러나 양대 스포츠의류·용품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아디다스는 웃고 나이키는 울상인 형국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역도와 유도 등에서 메달이 쏟아지면서 이 종목을 후원한 아디다스는 메달 마케팅의 최대 승자가 됐다. 선수들의 유니폼에 선명히 새겨진 로고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순간마다 클로즈업 돼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디다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도 '쌍끌이 금메달'인 장미란의 가슴과 팔, 사재혁의 목과 가슴 등 국민적 이목을 집중시킨 빅 매치에서 톡톡한 광고효과를 누렸다. 또 금메달을 비롯해 4개의 메달을 딴 유도선수들의 유니폼에도 '아디다스 이름표'가 선명했다.

이에 반해 나이키는 축구가 부진한 성적으로 예선에서 탈락한데다, 중국 남자 육상에서 크게 기대했던 '류시앙 효과'마저 날아가버려 나이키 글로벌의 덕도 제대로 못보는 '불운'을 맞았다.

많은 돈을 들인 올림픽 후원 특수의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전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 야구팀의 선전은 커다란 위안이 되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브랜드 마케팅에 미친 영향은 천문학적 규모다. 그가 광고모델로 나오는 SK텔레콤은 그의 금메달 획득으로 마케팅 효과가 수천 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가 광고모델로 출연한 한 음료 광고도 덩달아 반사이익을 얻어 음료 매출이 50%나 신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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