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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필요한 것 많죠. 갈비세트,라면,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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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필요한 것 많죠. 갈비세트,라면,버너"

[고공농성 4일째 현장] 노동자다운 '여유', "비정규직법 철회돼야 내려가"

지난 26일 정오를 기해 기습적으로 국회안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에 들어간 비정규노동자 4명이 농성 4일째인 29일 현재 농성을 계속중이다.

전국타워크레인노조 이수종 위원장, 서울지역사무노조 김경진 위원장,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김주익 사무국장, 현대차 아산공장사내하청지회 김기식 조합원 등 4명은 비정규 관련법안 철회 결정이 있을 때까지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석회의(준) 상황실이 29일 밝혔다.

***초콜릿과 모포 한장으로 추위속 고공농성**

이들 4명 비정규노동자들은 물-비스켓-초콜릿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고, 모포 한 장으로 초겨울 차가운 바람을 견뎌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공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김주익 현중사내하청노조 사무국장은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아직 농성자들이 건강상태가 나쁘지 않다. 음식물도 아직 남아 있어 버티는 데는 이상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필요한 게 없냐'는 질문에 대해 껄껄 웃으며 "많다. 갈비세트, 버너, 라면 한 박스가 필요하다"고 노동자다운 호쾌함을 보이기도 했다.

당초 고공농성 돌입 당시 방한 장비와 음식물을 준비하지 않았지만, 26일 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의 중재로 간단한 음식물과 침낭-모포가 농성자들에게 전달됐다. 경찰쪽에서 물품을 크레인 중간 정도까지 올려놓고 내려가면, 농성단이 내려와 물품을 가지고 크레인 위로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정부안 강행시, 고공농성 장기화**

2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비정규관련법안이 상정돼 심의중인 가운데,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이들 고공농성 연장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즉 상임위에서 정부안이 그대로 법안 소위로 넘어가는 등 강행 수순을 밟을 경우 고공농성은 장기화될 게 확실하다. 반면에 일부 조항의 수정 입장을 밝히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정부안을 문제삼아 연내처리를 포기하면 고공농성은 일찍 종료될 수도 있어 보인다.

전국비정규노조 상황실 한 관계자는 "내일(30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구체적 투쟁방침을 밝힐 예정"이라며 "오늘(29일) 국회 상임위 논의결과에 따라 고공농성 투쟁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국회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쉽게 내려오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연락 상당히 제한적**

경찰 병력은 26일과 다름없이 공사 현장을 통재, 취재진을 비롯 관련자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타워크레인 아래쪽에 각종 안전장치를 한 상태다.

외부와 유일한 의사소통 채널인 핸드폰 배터리가 한정적인 만큼 노조 상황실과 긴급 연락이 아닌 이상 상시적 연락은 불가능한 상태다.

상황실 한 관계자는 "농성자들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는 이상, 가능하면 자주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익 사무국장은 "태양열을 이용한 핸드폰 충전기를 가져와서 아직은 배터리가 남아있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충전기가 제대로 기능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찰의 제지에도 고공농성단을 지지하는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농성 첫날인 지난 26일 오후 단병호 의원 등 민주노동당 의원 4인이 현장 방문을 통해 지지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같은날 저녁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비정규노조원, 전국해고자특별투쟁위원회 회원 등 40여명은 농성단이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민주노동당 근처에서 지지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27일에는 비정규공대위가 주최한 집회에서는 고공농성자들과 전화통화를 통한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당시 농성자들은 "날씨가 춥지만, 이 땅의 비정규직의 현실만큼은 춥지않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29일 오후부터는 국회 의사당앞 노천에서 권영길 민노당 의원도 비정규직법 철회 등을 외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고공농성중인 김주익 사무국장은 "멀리서 동지들이 우리를 향해 구호도 외치고, 경찰과 대치하는 것을 보면 다소나마 위안이 된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개악안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주익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배터리 문제로 인터뷰 시간은 불과 4분에 불과했다.

***김주익 사무국장 인터뷰**

프레시안 : 위 상황은 어떤가?
김주익 : 많이 춥다. 하지만 3일째 되니 그나마 견딜만하다.

프레시안 : 밤에 잠을 잘만 한가.
김주익 : 방금 잠을 자다 전화를 받았다. 어제밤에는 조종실 밖에서 잠을 자봤다. 조종실 내부가 4명이 한꺼번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비좁기 때문이다. 피곤해서 그런지 그나마 눈을 붙일 수는 있었다.

프레시안 : 음식물은 충분한가. 26일 밤 초콜릿 등 간단한 음식물이 올라갔다는 말을 들었다.
김주익 : 아직 남아있다. 초콜릿, 비스켓, 물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다.

프레시안 : 혹 필요한 것 없나?
김주익 : (웃음) 많다. 갈비세트, 버너, 라면 한 박스가 필요하다.

프레시안 : 나머지 3명 농성자 건강상태는 어떠한가? 구급약은 준비돼 있나?
김주익 : 모두 양호하다. 노숙농성을 해본 경험이 있어 다들 잘 견디고 있다. 약은 아직 필요없다.

프레시안 : 언제까지 있을 건가?
김주익 : 우리의 의지는 단호하다. 정부가 비정규개악안을 철회할 때까지다.

프레시안 : 혹시 26, 27일 집회 봤나?
김주익 : 그렇다. 동지들이 멀리서 구호도 외치고, 경찰과 대치하는 것 다 봤다. 동지들이 있기에 다소 위안이 된다.

프레시안 : 경찰병력은 그대로인가?
김주익 : 20여명 정도 경찰병력이 타워크레인 밑에 상주하고 있다.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프레시안 : 알았다. 건강 조심하라.
김주익 :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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