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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금 27조도 낙하산에게 맡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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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금 27조도 낙하산에게 맡기려나"

민노총 "정형근 건보공단 이사장 반대"…금융공기업 CEO 73%가 영남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내정설에 대해 민주노총(위원장 이석행)이 22일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7조 원 규모의 막대한 재정을 운영하면서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위상과 역할이 부여된 건보공단 이사장 자리마저 권력의 낙천자 구제용 낙하산 인사로 전락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형근, 전문성ㆍ도덕성ㆍ철학 모두 낙제점"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형근 전 의원이 건보공단 이사장 자격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민주노총은 정 전 의원이 건보공단 이사장으로서 기본적인 덕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안검사,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인 정 전 의원이 공안 분야는 전문가일지 몰라도 그동안의 경력과 활동을 아무리 꼼꼼히 살펴봐도 국민건강에 대한 철학과 공적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전문성 등의 기본적인 자질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민주노총은 또 "이명박 정부가 '의료서비스산업화' 정책으로 공적 건강보험제도의 기반마저 침식하려는 상황에서 건보공단 이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권력의 입김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는 그런 독립성을 기대하기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특히 "보건의료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특징을 가진 만큼, 건보공단 이사장이 특정 이익과 유혹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지점에서도 정 전 의원은 '낙제'였다. 민주노총은 비록 무혐의로 처리되긴 했지만 지난해 정 전 의원이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점을 지적하며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고소영', '강부자'로 일컬어지는 내각 개편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이명박 정부가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언론계와 금융공기업,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 이어 건보공단 이사장까지 막가파식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친이명박계 의원이었던 정 전 의원은 지난 4.9 총선에서 낙천한 뒤, 최근 건보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영남, 소망교회, 서울시…사유화된 공기업 인사
  
  내정설이 돌고 있는 정형근 전 의원 역시 영남 인사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인사 역시 내각과 마찬가지로 영남, 소망교회, 서울시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
  
  <한겨레>는 22일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임명된 금융공기업 13곳의 CEO 9명과 감사 6명 등 15명 중 영남출신이 11명으로 73.3%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 진영욱 한국투자공사 사장, 정연태 코스콤 사장(개인 문제로 임명된 뒤 사임), 이수화 증권예탁결제원 사장(내정), 이승문 산업은행 감사, 김준호 기업은행 감사, 조현명 우리은행 감사, 정연길 서울보증보험 감사 등이다. 이들 중 특히 '티케이'(대구·경북) 출신은 8명이나 됐다. 비영남권은 수도권·호남·충청·강원이 각각 한명씩에 그쳤다.
  
  국토해양부 산하 주요 5개 기관 중 이종상 토지공사 사장, 최재덕 주택공사 사장,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등 3곳의 기관장이 영남 출신이었다.
  
  영남 출신이 아닌 경우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하던 당시 보좌했던 서울시 인맥이거나, 소망교회를 통해 알게된 인사들이었다.
  
  이처럼 공공기관장 인사에 '낙하산 인사'가 쏟아지다보니 '공기업 개혁', '전문성' 등을 내세워 노무현 정권에서 임명됐던 기관장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은 뒤 지연, 학연 등 인맥을 앞세워 '제식구 챙기기'에 몰두했다는 비난이 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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