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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거짓말 인정…"컨테이너 태극기 우리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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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거짓말 인정…"컨테이너 태극기 우리가 걸었다"

"시위대 폭력에 버스로는 취약해 컨테이너 설치"

서울 광화문 세종로에 설치한 컨테이너 벽에 걸린 태극기와 관련해 '국기 모독' 논란이 일자 "경찰이 건 것이 아니다"며 우기던 서울지방경찰청이 뒤늦게 거짓말을 인정했다.

서울경찰청은 10일 밤 브리핑을 통해 "오후 4시경 컨테이너에 대형 태극기 2개를 게첨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태극기를 건 이유에 대해 경찰은 서울 한복판인 세종로 사거리에 녹슨 대형 컨테이너가 설치된 대해 '흉물스럽다'는 비난 여론이 있고, 청와대 진출을 기도하며 컨테이너를 잡아당겨 넘어뜨리려 시도하는 일부 과격시위대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어 "컨테이너 겉면에 바른 윤활제의 일종인 '그리스'가 태극기에 붙어 태극기를 오염, 훼손, 모독하고 있다는 또 다른 비판 여론이 있어 오후 6시 10분경 자진 철거했다"고 태극기를 철거하게 된 경위에 대해 밝혔다.

경찰, 태극기 거는 장면 담긴 동영상 때문에 거짓말 시인?

하지만 <프레시안>에 경찰의 국기 모독 논란 기사가 게재된 직후 경찰은 전혀 다른 주장을 폈었다.
▲ 컨테이너에 걸린 태극기를 떼어내고 있는 경찰. '국기 모독'이라는 비판 때문에 태극기를 떼어낸 것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끝까지 국기를 모독했다. 떼어낸 태극기를 바닥에 버린 것이다. 경찰이 버린 태극기는 일부 시민들이 접어 가져갔다. ⓒ프레시안

서울경찰청 홍보팀의 박승일 경사는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컨테이너에 국기를 건 것은 경찰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설치한 2단 높이의 대형 컨테이너 벽에 경찰이 아닌 다른 누가 태극기를 걸었냐"고 묻자 그는 "우리도 누가 걸었는지 모른다"며 "어느 단체에서 와서 컨테이너 위에 태극기를 걸고 싶다고 해서 허락했다. 집회에 참석한 단체가 한두 단체가 아닌데 누가 걸었는지 어떻게 아냐. 위법한 일도 아닌데 일일이 신분 확인을 요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촛불집회가 끝나고 시민들이 버리는 태극기가 몇 장이나 되는지 아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같은 거짓 해명은 박 경사의 '돌출 행동'이 아니었다. 경찰은 <오마이뉴스>에도 "경찰이 태극기를 건 게 아니다"고 해명했고, <연합뉴스>에는 "시민단체 관계자가 태극기를 걸었다"고 시민단체에 뒤집어씌우려 했다. 이날 밤 브리핑 전까지만 해도 "경찰이 걸지 않았다"는 게 서울경찰청의 '공식' 입장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프레시안>에 박 경사의 주장이 실리자 누리꾼들은 경찰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이날 오후 컨테이너에 태극기가 걸리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 주소를 댓글로 올렸다.

경찰청은 이날 밤 9시30분 관련 브리핑을 했고, <프레시안>에 전화를 걸어 '오보'라고 다그쳤던 박 경사는 황급히 브리핑 자료를 팩스로 보냈다.

"극렬시위로 경찰버스 50대 파손"

한편 경찰은 컨테이너를 설치한 이유에 대해 손괴, 방화 시도 등 시위대의 엄청난 폭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맨 주먹인 시위대에 대항해 방패, 곤봉, 경찰버스, 소화기, 물대포 등도 부족했다는 경찰의 해명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경찰은 또 "그간 시위대와 전의경의 충돌을 막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경찰버스를 활용해 차단벽을 설치해 왔지만 기본 버스차벽을 시위대의 손괴, 방화 시도, 끌어당기기 등에 취약해 5월24일부터 6월9일까지 극렬시위대에 의해 차벽이 무너지고 동원한 버스 중 50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집회에서 일부 시민들이 경찰버스를 끌어낸 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경찰의 주장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경찰버스에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이고 낙서를 한 경우도 포함해야만 가능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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