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날 새벽 1시께부터 세종로 사거리에 대형 컨테이너 박스 20여개를 동원해 거대한 벽을 쌓았다. 방어벽 설치를 위해 컨테이너 박스가 동원된 것은 지난 2005년 부산 에이펙 행사 이후 처음이다. 당시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라크 파병 반대 등을 이유로 미국 부시 대통령 체포조 등을 꾸려 격렬한 반세계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도로에 컨테이너 박스로 방어벽을 설치하느라 14개 차로 중 10개 차로를 봉쇄했다. 때문에 아침 출근길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고 있다.
또 교통 통제를 위해 광화문 사거리 신호등의 신호대기 시간이 7-8분 가량으로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가 등장한 광화문의 풍경을 핸드폰 사진기로 촬영하는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소통한다면서 만리장성 쌓냐"
회사원 최모 씨(33, 광화문 근처 회사원)는 "이게 국민과 청와대 사이 소통의 벽을 상징하는 게 아니냐"며 "축소된 만리장성 같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시민 한 명은 컨테이너를 보며 "용 쓴다 용 써"라고 말하며 혀를 찼다.
에쿠스 한 대는 항의의 뜻으로 경찰을 지나가는 도중 경적을 울려댔다. 이는 광우병 대책위원회가 자동차 운전자에게 권고한 항의의 방법이다.
이날 새벽 집회에 참가했던 인권재단 사람의 김정아 활동가는 "오늘 새벽부터 경찰이 컨테이너 박스를 동원해 용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찰, 계엄 전 단계인 갑호비상령 발령
경찰청은 전날 "10일 열릴 촛불집회는 전국적으로 15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보여 가장 높은 비상단계인 갑호비상령을 발령한다"고 9일 밝혔다. 갑호비상령은 △ 계엄이 선포되기 전의 치안상태 △대규모 집단사태로 치안질서로 극도로 혼란할 때 △국경일, 기념일, 공휴일 등에 중요 치안상태가 발생해 치안질서가 극도로 혼란할 때 등에 내려지며, 갑호비상령이 내려지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경찰관은 전원 비상근무 명령을 받게 된다.
경찰은 이날 417개 중대 3만7000여 명의 전·의경을 전국 집회장 주변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오후 6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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