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10일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비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컨테이너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뒤 표면에 기름을 발랐다. 그 위에 태극기가 걸렸다.
시위대가 컨테이너에 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꼼수'였으나, 컨테이너 위에 바른 기름으로 태극기가 훼손되면서 "국기 모독"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언론을 통해 컨테이너 위에 걸린 기름에 훼손된 태극기가 보도되자 이를 본 누리꾼들은 "태극기 신고 전화를 걸자"며 청와대 민원실, 경찰청, 소방서, 서울시 다산콜센터 등 전화 번호를 올리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 올린 한 누리꾼(april)이 올린 관련 글은 오후 6시 20분 현재 1만 3000여 명이 읽고 댓글도 147개가 달렸다.
다른 누리꾼(Sysisnom)은 "태극기선양운동중앙회, 태극기선양국가유공자회에 신고하자"며 관련 전화 번호를 올리기도 했다.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화재 위험 등을 우려하며 경찰의 도를 넘은 대응에 대해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누리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자 6시25분께 컨테이너에 걸었던 태극기를 내렸다. 하지만 경찰은 걸었던 줄을 끊기만 하고 바닥에 떨어진 태극기를 그대로 방치했다.
경찰이 바닥에 떨어뜨린 태극기를 발견한 일부 시민들은 이를 곱게 접어 가져갔다.
경찰 "우리간 건 것 아니다. 누가 걸었는지는 모른다"
한편 서울경찰청 홍보팀의 박승일 경사는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경찰의 국기 모독' 논란에 대해 "컨테이너에 국기를 건 것은 경찰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 경사는 "우리도 누가 걸었는지 모른다"며 "어느 단체에서 와서 컨테이너 위에 태극기를 걸고 싶다고 해서 허락했다. 집회에 참석한 단체가 한두 단체가 아닌데 누가 걸었는지 어떻게 아냐. 위법한 일도 아닌데 일일이 신분 확인을 요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 촛불집회가 끝나고 시민들이 버리는 태극기가 몇장이나 되는지 아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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