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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는 스토킹 피해자가 형사처벌 받나요?"

상사에게 스토킹 당한 여군, 오히려 항명죄로 유죄 판결 받아

군대 내에서 상사로부터 스토킹의 피해를 입은 한 여군이 외려 상사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작 스토킹을 한 상사는 경고 조치에 그쳤다. 이에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군대 내 성차별 및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군내 스토킹 피해자 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내 스토킹 피해자의 무죄 판결을 촉구했다.

군 상사, 남자친구와의 성관계 묻는 등 지속적인 스토킹
▲ 군대 내에서 상사로부터 스토킹의 피해를 입은 한 여군이 외려 상사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작 스토킹을 한 상사는 경고 조치에 그쳤다. ⓒ프레시안

이 날은 스토킹 피해자인 군악대장 박모 대위(27)가 피고인이 된 항명 사건의 2심 첫 공판이 열리는 날이다. 박모 대위는 4월 1일 1심 재판에서 송모 소령(37)의 명령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돼 4건의 항명 중 2건이 유죄판결을 받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 송모 소령이 박모 대위에게 "군악대장실에서 근무하라", "사단 일일업무인 군악대 행진 예비사열에 참석하라"고 명령한 것을 따르지 않았다고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위와 군검찰 양쪽 모두 항소를 해 고등군사법원에서 2심이 열리게 됐다.

공동대책위는 "본 사건은 스토킹 피해자가 가해자의 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피고인이 된 사건"이라며 "군 내부에서 성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지휘권을 가지고 있을 경우 군이 어떻게 가해자를 옹호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군에서 항명죄로 형을 받는 일은 매우 드물며, 특히 이 사건은 더더욱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한 부대에서 근무하며 송모 소령은 박모 대위에게 한 달 평균 120건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남자친구를 사귀지 말 것과 외출 내역을 모두 보고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각서를 작성하게 했다. 또 휴가 시에 만나는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 핸드폰으로 전송하게 하고 주차는 반드시 자신의 숙소에서 보이는 자리에 하게 하며 일과 시간 이후 박모 대위를 자신의 차에 태워 부대 인근을 돌면서 남자친구와 성관계 여부를 묻는 등 지속적인 스토킹을 해왔다.

해당 사단과 국방부는 공식적인 묵인으로 일관
▲ 공동대책위는 퍼포먼스를 통해 군대 내 인권과 성차별금지, 피해자보호 문제에 나 몰라라 하는 사단과 국방부를 꼬집었다. ⓒ프레시안

공동대책위는 "박모 대위는 헌병대 조사 기간 중 이같은 내용을 사단에 보고했으나 사단에서는 스토킹 중 일부 내용만을 조사해 무혐의로 내사종결했고 사생활에 대한 각서를 쓰게 한 행위와 성관계 여부를 묻는 등 송모 소령이 인정한 내용에 대해서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 '불회부 경고'라는 가장 경미한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는 내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사단 전체가 공식적으로 묵인하고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본 사건을 스토킹 및 성희롱으로 인지하여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등군사법원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피해자 박모 대위에게 무죄를 선고할 것 △국방부는 본 사건의 본질을 인식하고 적극 조사하여 송모 소령의 스토킹 행위를 엄중 처벌할 것 △군내 성차별 및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공동대책위는 박모 대위를 지지하는 진보신당,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서울여성노동자회, 한국성폭력상담소, 서울여성의전화 부설 서울성폭력상담센터, 군인권지원센터설립준비모임 등 12개 정당과 단체들이 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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