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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약인가… 제약회사만 배불리는 약가"

건약 등 스프라이셀‧글리백 약가 인하 조정신청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국민의 '건강권', '생명권' 보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적절한 수준에서 약값이 결정돼야 한다는 '적정약값 건강권' 논의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고가의 약제비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주원인이라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BMS사의 스프라이셀(백혈병 치료제) 가격 선정을 둘러싸고 보건복지부와 시민‧사회단체, 환자들의 갈등이 1년 여 간 계속된 끝에 지난 1일 스프라이셀 1정에 5만 5000원이라는 가격이 고시됐다. 6월 말이나 7월 초부터는 병원에서 스프라이셀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4일 서울 광화문 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일 가격이 고시된 BMS사의 스프라이셀이 지나치게 고가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스프라이셀과 글리벡 약가인하를 요구하는 조정신청서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하고 현재 한국에 수입되지 않고 있는 글리벡 400mg의 수입 신청도 했다.

글리벡, 대만보다 한국에서 1만 원이나 비싸

시민‧사회단체들은 약제비 적정화방안 시행 이후 정부의 무능력한 약가협상이 신약 약가 산정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스프라이셀의 가격 결정이 제약회사의 이윤만이 우선시된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것. 이들은 "약가협상 과정 중 정부는 이렇다 할 기준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제약회사의 최초 요구가에서 일정 부분 깎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BMS가 스프라이셀 가격 산정의 기준으로 제시한 글리벡의 가격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리벡은 스프라이셀과 같은 백혈병 치료제로 약제비 적정화방안 시행 이전인 2003년에 등재되어 백혈병 치료제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온 약이다.

이들은 "글리벡이 급여의약품 리스트에 등재될 당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어 고가의 약값으로 산정됐다"며 "그러나 2003년 연간 총 수입실적이 100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희귀약품 자격이 박탈되었고 2003년에 비해 2007년에는 사용량이 다섯 배 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약가가 재조정되지 않은 것은 정기약가재평가에 'A7 약가' 독소조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A7 약가는 선진 7개국의 약가 평균가에 맞춰 한국의 약가를 정하는 것이다.

이들은 "GDP 차이가 수배나 되는 선진국가들과 약가를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실제로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신약약가산정에서는 A7 조정평균가 조항을 없애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다른 나라와 약가 비교를 하려면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대만같은 국가를 참조해야 한다"며 "대만의 글리벡 조정평균가는 1만 3768원이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시판되는 글리벡 가격은 이보다 만 원 가량 비싼 2만 3045원이다.

이들은 "글리벡의 생산단가는 한 알 당 최대 1890원에 불과하며 연구개발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여 통상 완제품 단가의 최대 10배를 책정한다고 해도 1만 8900원이 넘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바티스 사는 글리벡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비용을 이미 일찌감치 전부 환수했고 이후에는 막대한 이익을 챙겨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400mg 글리벡 수입되면 220억 원 절감 효과

또 이들은 400mg 글리벡도 한국에 공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에는 100mg 글리벡만 공급되고 있다.

이들은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400mg 이상을 매일 복용하고 있으나 100mg밖에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정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글리벡 필름 코팅정에 함유된 철분을 과다 복용하여 철중독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그래서 노바티스도 사용설명서에 고용량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100mg 여러 정이 아닌 400mg 정을 복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글리벡 400mg이 한국 시장에 공급되지 않는 것은 노바티스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800mg을 복용해야 하는 한국 환자들이 100mg 8정을 복용해 18만 4360원을 지불하고 있는데 만약 400mg 글리벡이 판매된다면 11만 5224원만 지불하면 된다"며 "이는 곧 노바티스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400mg 판매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400mg 글리벡이 수입되면 2007년 글리벡 총 보험청구액인 720억 원의 약 30%인 220억 원이 절감된다.

이들은 "건보재정 부실화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약제비"라며 "보건복지부는 환자의 건강권 확보와 건보재정 건실화를 위해 약가를 인하하고 글리벡 400mg을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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