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한국영화 전멸

한국영화의 제61회 칸국제영화제(5월 14~25일) 경쟁부문 진출이 실패했다.지난해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은지 1년만에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게 된 셈이다. 다만,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비경쟁부문, <추격자>가 심야특별상영부문, 봉준호 감독이 참여한 한국, 일본, 프랑스 합작 옴니버스 영화 <도쿄>는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23일 발표된 경쟁작들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아르헨티나-한국합작 영화인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의 <레오네라>. 국내영화제작사 씨네클릭 아시아와 파인컷이 기획단체부터 참여한 작품으로, 약 30%의 한국자본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남자를 살인한 혐의로 감옥에 수감된 여주인공이 감옥에서 아이를 낳으면서 겪게 되는 변화가 줄거리다. 해외공동제작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레오네라>를 통해 한국영화가 올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는 점이 의미심장해 보인다.

올해 경쟁작은 총 19편. 예년과 마찬가지로 '거장들의 귀환'이 특징이다. 칸이 사랑해마지 않는 지아장커(중국), 아톰 에고얀(캐나다), 스티븐 소더버그, 찰리 카우프먼, 클린트 이스트우드(미국), 월터 살레스(브라질), 장 피에르와 뤽 다르덴 형제(벨기에), 빔 벤더스(독일), <우작>으로 잘알려진 터키 감독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 등이 새 작품으로 칸을 찾을 예정이다.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앤절리나 졸리 주연의 <체인즐링>은 20세기 초반 유괴사건을 소재로 한 스릴러로, 벌써부터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체 게바라를 소재로 한 영화 <체>를 선보일 예정인데, 영화 국적은 미국 대신 스페인으로 분류돼 있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로르나의 침묵> 역시 벨기에 대신 영국 프랑스 합작 영화다.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시아 영화는 중국 1편, 필리핀 1편, 싱가포르 1편씩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에릭 쿠 감독은 국내에서도 개봉됐던 2005년작 <내 곁에 있어줘>로 알려진 인물. 올해 <마이 매직>이란 작품으로 경쟁부문 티켓을 따냈다. 그는 지난 97년 <12층>으로 싱가포르 최초로 칸에 진출한 적이 있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미국 영화감독 션 펜. 미국 배우 내털리 포트먼, 독일 배우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 이탈리아 감독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멕시코 감독 알폰소 쿠아론, 태국 감독 아핏차퐁 위라세타쿨, 프랑스 감독 라시드 부챠레브가 심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시네파운데이션 및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허우 샤오셴,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장은 독일 감독 파티 아킨이다. 비경쟁부문에서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비롯해 스필버그의 <인디애나 존스;크리스털 해골의 왕국>, 우디 앨런의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 미국 애니메이션 <쿵후 판다>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특별상영으로는 왕자웨이의 <타임 리덕스의 재(Ashes of Time Redux)> 등이 공개된다. 영화제 측에 따르면, 올해 칸국제영화제에는 96개국에서 1792편이 출품됐으며, 이중 54편의 장편영화가 다양한 부문에 선정됐다. <경쟁부문>

24 시티 / 지아장커 / 중국

동경(Adoration) / 아톰 에고얀 / 캐나다

체인즐링(Changeling) / 클린트 이스트우드 / 미국

체(Che) / 스티븐 소더버그 / 스페인

크리스마스 이야기(Un Conte de Noel) / 아르노 데스플솅 / 프랑스

백일몽(Daydream) / 누리 빌게 세일란 / 터키

델타(Delta) / 코르넬 문드루초 / 독일 헝가리

일 디보(Il Divo) / 파올로 소렌티노 / 이탈리아

고모라 / 마테오 가로네 / 이탈리아

새벽의 경계(La Frontiere de L'aube) / 필립 가렐 / 프랑스

레오네라(Leonera) / 파블로 트라페로 / 아르헨티나, 한국

리나 데 파세(Linha de Passe) / 월터 살레스, 다니엘라 토머스 / 브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