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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 맡긴 한국,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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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남성에게 맡긴 한국, 달라질 수 있을까?"

[화제의 책] <한국 여성, 세계 석학 25인을 만나다>

'여성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대학 수석 졸업자의 대부분이 여자이고, 각종 고시 합격생 역시 많은 수가 여자이다. 언론에 '우먼 파워'라는 얘기가 실린 지도 10여 년이 넘었다. 여성의 활동 영역이 점차 넓어지면서 '~한 첫 여성'이라는 꼬리표 역시 식상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성이 자신의 '여성성'을 얼마나 담보하며 사회적 성공을 이뤄내는지는 의문이다. 가부장적인 위계 질서와 남성적인 조직 문화 속에 성공적으로 편입하고자 여성은 자신의 '여성성'을 그대로 가져갈 것인지 부정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곤 한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여성적 리더십'이라는 게 존재할까, 또 그 구체적인 모습은 무엇일까? 세계여성포럼 사무국에서 펴낸 <한국 여성, 세계석학 25인을 만나다>(엠북스 펴냄)는 바로 이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다. 이 책은 2007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세계여성포럼에서 진행된 연설, 대담 중 호응이 좋았던 25명의 연설을 엮은 것.

'여성성'이 대안적 가치

이 책은 성공한 리더를 다섯 가지 기준으로 분류한다. 개인의 행복에 도전한 여성, 남성과 대등한 경쟁을 해 성공한 여성, 여성을 가족과 육아에 안주하게 만든 전통에 도전한 여성,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함으로써 미래에 도전한 여성,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빈곤을 추방하기 위해 나선 여성.
▲ <한국여성, 세계석학 25인을 만나다>(세계여성포럼 사무국 지음, 엠북스 펴냄) ⓒ프레시안

미국의 성공한 사업가 진수테리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적절히 이용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그는 "여성은 생각이 많고 행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여성처럼 생각하되 남성처럼 행동하라'"고 말한다. 그가 지향하는 이상은 남녀의 구분을 떠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라는 것.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두뇌의 힘이 강조되는 미래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식 기반 사회는 근육에 의존하는 남성의 힘을 무력화시킨다. 토플러는 "다원 사회에서 여성 리더는 갈등을 조정하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제우선주의도 남성중심사회의 소산

많은 연설 중 가장 큰 공명을 주는 것은 미래학자 에디 와이너의 연설이다.

와이너는 "남성과 여성의 뇌 구조가 다르고 각각이 능력을 구현해낼 수 있는 영역과 세상을 보는 능력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보 처리를 할 때 남성이 깊이 보는 것과는 달리 여성은 멀리 본다"며 "이같은 남녀의 사고 차이를 인지하고 이 차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와이너는 또 "남성은 시간을 여성은 관계를 중시한다"며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은 경제보다는 사회를, 개발보다는 보전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지적한다.

고위 관료, 국회의원 등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변화를 이끄는 집단의 다수가 남성인가 여성인지에 따라 그 사회의 정체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한국 사회가 여전히 1970년대의 경제 성장의 덫에 갇혀 있는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양극화와 승자독식 세상에 대한 도전"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연사는 '여성성', '여성의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저마다 강조점이 다르다. 그러나 모두 '여성성'이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담론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여성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구조의 맥락 속에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런 인식은 중요하다. 역으로 생각하면 여성이 달라지면 여성을 둘러싼 이 사회의 맥락 역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져준다. 자, 당신은 이런 '여성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가?

"상위 5%만 살아남고 모두가 패자가 되는 잔인한 승자 독식의 세상에서 '사랑과 돌봄'이라는 여성성의 가치는 더욱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합니다. 이쯤 되면 책에 빠져 있는 새로운 도전이 바로 양극화와 승자독식의 세상에 대한 도전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 몫은 여러분들이 완성해주셔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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